[명동전망대] 주식시장의 호재가 명동시장에선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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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3년간 국내 건설경기가 침체를 보이면서 국내 중소 건설사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많은 업체들이 앞다퉈 해외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조사에 따르면 8월 중순 현재 미화 1000만달러(한화 약 125억원) 이상 수주한 국내 건설업체는 60여개이며, 이 업체에서 수주한 금액은 약 24억3000만달러(한화 약 3조원) 가량이다.
15일 기업신용정보제공업체인 중앙인터빌(http://www.interbill.co.kr)에 따르면 일부 건설업체들의 경우 수천억~수조원에 이르는 공사를 수주했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해당기업의 주가가 단기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명동 사채시장에서 이들 기업을 보는 눈길은 곱지 않다.
표면적으로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지만, 실제 시공 하는 업체로서는 시행 간 많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우선 우리나라 중소 건설사들의 해외 진출은 선진국 보다는 국가 리스크가 매우 높은 개발도상국 또는 아프리카 등 미개발 국가에 치중해 있다. 여기서 명동 업자들이 주시하는 점은 공사대금의 미지급 부분이다.
과거 건설업체 A사의 경우는 아프리카 리비아에서 시공능력 이상의 대규모 공사를 수주했다. 하지만 얼마 있지 않아 발주처에서 공사대금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공사금액의 85%만 대금으로 주면서 "다음 공사를 하도급 형태로 지급하는 조건으로 15%는 없는 것으로 하자"는 얘기를 들어야만 했다. 결국 명동에서 융통어음이 나돌기 시작하더니 곧 경영상 어려움에 봉착하게 돼 마침내 폐업으로 까지 이어졌다.
당시 A사에 현지통역을 맡았던 P씨는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그는 "개발 부지라고 보여 준 구역에 가봤더니 현지 주민들이 이주도 하지 않고, 공사 얘기는 처음 듣는다는 말을 들었다"며 "또 관급 공사라 행정절차상 아무런 문제없다는 식으로 발주처에서 얘기 했지만, 실제로는 뒷돈을 찔러주지 않으면 공사 진행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앙인터빌 이진희 과장은 "무리하게 해외 추진을 서두르는 기업들은 한번쯤 의심해 봐야 한다"며 "정말 절실한 상황에서 진출하는 기업들이 있는 반면, 호재성 공시 하나 만들어서 이른바 치고 빠지기 작전을 펴는 기업들도 간혹 있다. 그런 옥석을 잘 가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과장은 이어 "상장사 C사의 경우 2007년 중동의 UAE에서 수십조원 규모의 프로젝트와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결국은 해프닝으로 끝난 바 있다"며 "물론 C사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공사를 수주하고자 많은 노력과 희생을 감소하며 최선을 다했겠지만, 결과만 평가하는 우리로서는 어느 정도는 목적이 다른 곳에 있었다고 밖에 유추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해외건설협회 조사에 따르면 8월 중순 현재 미화 1000만달러(한화 약 125억원) 이상 수주한 국내 건설업체는 60여개이며, 이 업체에서 수주한 금액은 약 24억3000만달러(한화 약 3조원) 가량이다.
15일 기업신용정보제공업체인 중앙인터빌(http://www.interbill.co.kr)에 따르면 일부 건설업체들의 경우 수천억~수조원에 이르는 공사를 수주했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해당기업의 주가가 단기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명동 사채시장에서 이들 기업을 보는 눈길은 곱지 않다.
표면적으로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지만, 실제 시공 하는 업체로서는 시행 간 많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우선 우리나라 중소 건설사들의 해외 진출은 선진국 보다는 국가 리스크가 매우 높은 개발도상국 또는 아프리카 등 미개발 국가에 치중해 있다. 여기서 명동 업자들이 주시하는 점은 공사대금의 미지급 부분이다.
과거 건설업체 A사의 경우는 아프리카 리비아에서 시공능력 이상의 대규모 공사를 수주했다. 하지만 얼마 있지 않아 발주처에서 공사대금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공사금액의 85%만 대금으로 주면서 "다음 공사를 하도급 형태로 지급하는 조건으로 15%는 없는 것으로 하자"는 얘기를 들어야만 했다. 결국 명동에서 융통어음이 나돌기 시작하더니 곧 경영상 어려움에 봉착하게 돼 마침내 폐업으로 까지 이어졌다.
당시 A사에 현지통역을 맡았던 P씨는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그는 "개발 부지라고 보여 준 구역에 가봤더니 현지 주민들이 이주도 하지 않고, 공사 얘기는 처음 듣는다는 말을 들었다"며 "또 관급 공사라 행정절차상 아무런 문제없다는 식으로 발주처에서 얘기 했지만, 실제로는 뒷돈을 찔러주지 않으면 공사 진행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앙인터빌 이진희 과장은 "무리하게 해외 추진을 서두르는 기업들은 한번쯤 의심해 봐야 한다"며 "정말 절실한 상황에서 진출하는 기업들이 있는 반면, 호재성 공시 하나 만들어서 이른바 치고 빠지기 작전을 펴는 기업들도 간혹 있다. 그런 옥석을 잘 가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과장은 이어 "상장사 C사의 경우 2007년 중동의 UAE에서 수십조원 규모의 프로젝트와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결국은 해프닝으로 끝난 바 있다"며 "물론 C사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공사를 수주하고자 많은 노력과 희생을 감소하며 최선을 다했겠지만, 결과만 평가하는 우리로서는 어느 정도는 목적이 다른 곳에 있었다고 밖에 유추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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