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신용위기 이후 금융시스템을 바로잡으려는 미국의 개혁 노력은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13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과 다른 많은 나라들에서 ’대마불사‘에 해당되는 은행들은 더 커졌다”며 “위기 이전인 2007년보다 은행 문제들이 더욱 악화됐다”고 강조했다.이는 금융시스템 위험을 막기 위해선 대형 은행의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또 “미 정부가 정치적 부담 때문에 금융개혁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주요 20개국(G20)이 미국을 설득해 강한 조치를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어 “미국은 지금까지 금융개혁과 관련해 아무 것도 한 일이 없고 은행들은 후퇴하고 있다”며 “G20 정상들이 작은 진전이라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G20 정상들은 24~25일 미 피츠버그에서 만나 금융시장 규제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미 정부는 필요한 조치를 하길 꺼리고 있다”며 “무언가를 하긴 하겠지만 중요한 건 필요한 만큼 할 것이냐는 점”이라고 지적했다.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그는 글로벌 경제 전망과 관련해서도 “리먼 파산으로 빚어진 최악의 상황에서 빠져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그는 미 경제가 성장은 하겠지만 인구 증가분을 상쇄하긴 충분치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