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워치] 세월 흘러도 아물지 않는 '9ㆍ11 트라우마'… 美 전역은 '추모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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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ㆍ11테러 8주년
연방정부 '국가추모일'로 지정
희생자 2751명 이름 불러 영혼 달래
건물 파편·구조물 美전역에 전시
'그라운드 제로' 주변엔 긴장 여전
연방정부 '국가추모일'로 지정
희생자 2751명 이름 불러 영혼 달래
건물 파편·구조물 美전역에 전시
'그라운드 제로' 주변엔 긴장 여전
9 · 11테러로 뉴욕 맨해튼 세계무역센터(WTC)가 참혹하게 붕괴된 자리인 '그라운드 제로'.악몽같은 테러가 발생한 지 8주년이 됐지만 주변엔 아직도 긴장감이 팽팽하다. 건물 재건 공사가 진행 중이듯, 테러와의 전쟁도 미제의 과제로 남아 있다. 9 · 11 테러로 숨진 희생자의 유족들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그라운드 제로를 둘러보며 당시의 참혹함을 되새겨본다.
제로 그라운드 인근 리버티가에 있는 희생자 유족들이 운영하는 기념관(갤러리)에 입장하려는 추모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갤러리 안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사진과 편지,건물에서 나온 유품 등이 전시돼 있다. 세월이 흘러 잊혀질 만도 하건만 추모의 열기는 갈수록 뜨겁다.
테러 전쟁은 미국의 숙명이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전임 조지 W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다.
그라운드 제로 건너편 월가는 전후 최악의 신용위기에서 벗어나 평화를 되찾아가고 있지만 테러의 아픈 상처는 여전히 완쾌되지 않고 있다.
◆식지 않는 추모 열기… 여전한 상흔
8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9 · 11 테러 상흔은 아직 뚜렷하다. 미국인들 상당수는 참상의 순간이 뇌리에 박힌 탓에 여전히 테러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떨고 있다. 그런 만큼 이날이 되면 추모 열기가 뜨겁다. 건축 현장에서 만난 잭 쿠피악씨(59)는 최근 들어 현장을 찾는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9 · 11 테러 희생자를 기리는 올해 추모식은 비가 오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궂은 날씨 속에 그라운드 제로 현장 인근의 주코티 공원에서 11일 오전 8시40분(현지 시간)에 열렸다. 유족들은 자원봉사자와 쌍을 이뤄 2751명의 희생자를 호명했다. 매년 기념식 때처럼 비행기가 각 타워에 충돌하는 시간과 건물이 무너지는 시점에 맞춰 희생자를 기리는 4번의 묵념도 했다. 해가 지면 '추모의 빛'이 맨해튼 상공을 수놓는다. 해병대 국립박물관은 희생 당일 구조활동에 동원된 장비와 월드트레이드센터 및 펜타곤 등지에서 확보한 시계와 구조물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펜타곤 기념관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했고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은 그라운드 제로에서 헌화했다. 뉴욕 비콘 극장에서 열린 기념식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기념 연설을 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도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별도의 기념식을 가졌다.
뉴욕불교회는 허드슨강 40번 선창가에서 제등을 물에 띄워 희생된 영혼들을 위로했다. 뉴욕시 퀸스의 마스페스에서는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헌혈행사도 열렸다. 뉴저지주 소머셋 카운티에서는 이날 오전 8시46분 카운티 법원 인근에 설치된 종을 타종하면서 9 · 11로 사망한 39명의 카운티 거주자들의 이름을 부르는 행사를 마련했다. 희생자가 있는 대부분의 지자체들도 희생자 넋을 기리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개최했다.
◆9 · 11 잔해물 인기…재건공사도 활기
9 · 11 추모 열기가 확산됨에 따라 테러 당시 건물의 철골과 파편,잔해 들을 보관하고 있는 뉴욕과 뉴저지 항만당국은 테러 추모 기간에 당시의 잔해를 기념품으로 받기 원하는 미 전역의 경찰서와 소방서 관계자들,시장과 시 당국자들을 초청해 이들이 원하는 것을 기증할 계획이다.
현재 항만당국은 약 2000여개의 잔해를 케네디국제공항 창고에 보관 중이다. 이곳에는 당시 테러 공격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휘어진 대형 철골부터 국제무역센터 빌딩을 철거하면서 수거한 다양한 크기의 H 빔 등 철 구조물들이 전시돼 있다. 9 · 11 희생자 유족 협의회에 따르면 테러에 따른 희생을 기리기 위해 잔해물을 원하는 지자체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옛 세계무역센터 부지 개발권을 가지고 있는 부동산 개발업자 래리 실버스타인은 최근 그라운드 제로에 들어설 82층짜리 '프리덤 타워'와 나머지 3개의 업무용 빌딩 조감도를 공개했다.
수년간 지연된 재건 작업은 지난달 12일 프리덤 타워의 24개 기둥 중 첫번째 기둥이 세워지면서 다소 활기를 찾고 있다. 실버스타인 측은 2013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하고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AP통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맨해튼의 사무용 빌딩 공실률이 치솟는 상황에서 WTC 재건이 계획대로 잘 이뤄질지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제로 그라운드 인근 리버티가에 있는 희생자 유족들이 운영하는 기념관(갤러리)에 입장하려는 추모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갤러리 안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사진과 편지,건물에서 나온 유품 등이 전시돼 있다. 세월이 흘러 잊혀질 만도 하건만 추모의 열기는 갈수록 뜨겁다.
테러 전쟁은 미국의 숙명이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전임 조지 W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다.
그라운드 제로 건너편 월가는 전후 최악의 신용위기에서 벗어나 평화를 되찾아가고 있지만 테러의 아픈 상처는 여전히 완쾌되지 않고 있다.
◆식지 않는 추모 열기… 여전한 상흔
8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9 · 11 테러 상흔은 아직 뚜렷하다. 미국인들 상당수는 참상의 순간이 뇌리에 박힌 탓에 여전히 테러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떨고 있다. 그런 만큼 이날이 되면 추모 열기가 뜨겁다. 건축 현장에서 만난 잭 쿠피악씨(59)는 최근 들어 현장을 찾는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9 · 11 테러 희생자를 기리는 올해 추모식은 비가 오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궂은 날씨 속에 그라운드 제로 현장 인근의 주코티 공원에서 11일 오전 8시40분(현지 시간)에 열렸다. 유족들은 자원봉사자와 쌍을 이뤄 2751명의 희생자를 호명했다. 매년 기념식 때처럼 비행기가 각 타워에 충돌하는 시간과 건물이 무너지는 시점에 맞춰 희생자를 기리는 4번의 묵념도 했다. 해가 지면 '추모의 빛'이 맨해튼 상공을 수놓는다. 해병대 국립박물관은 희생 당일 구조활동에 동원된 장비와 월드트레이드센터 및 펜타곤 등지에서 확보한 시계와 구조물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펜타곤 기념관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했고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은 그라운드 제로에서 헌화했다. 뉴욕 비콘 극장에서 열린 기념식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기념 연설을 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도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별도의 기념식을 가졌다.
뉴욕불교회는 허드슨강 40번 선창가에서 제등을 물에 띄워 희생된 영혼들을 위로했다. 뉴욕시 퀸스의 마스페스에서는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헌혈행사도 열렸다. 뉴저지주 소머셋 카운티에서는 이날 오전 8시46분 카운티 법원 인근에 설치된 종을 타종하면서 9 · 11로 사망한 39명의 카운티 거주자들의 이름을 부르는 행사를 마련했다. 희생자가 있는 대부분의 지자체들도 희생자 넋을 기리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개최했다.
◆9 · 11 잔해물 인기…재건공사도 활기
9 · 11 추모 열기가 확산됨에 따라 테러 당시 건물의 철골과 파편,잔해 들을 보관하고 있는 뉴욕과 뉴저지 항만당국은 테러 추모 기간에 당시의 잔해를 기념품으로 받기 원하는 미 전역의 경찰서와 소방서 관계자들,시장과 시 당국자들을 초청해 이들이 원하는 것을 기증할 계획이다.
현재 항만당국은 약 2000여개의 잔해를 케네디국제공항 창고에 보관 중이다. 이곳에는 당시 테러 공격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휘어진 대형 철골부터 국제무역센터 빌딩을 철거하면서 수거한 다양한 크기의 H 빔 등 철 구조물들이 전시돼 있다. 9 · 11 희생자 유족 협의회에 따르면 테러에 따른 희생을 기리기 위해 잔해물을 원하는 지자체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옛 세계무역센터 부지 개발권을 가지고 있는 부동산 개발업자 래리 실버스타인은 최근 그라운드 제로에 들어설 82층짜리 '프리덤 타워'와 나머지 3개의 업무용 빌딩 조감도를 공개했다.
수년간 지연된 재건 작업은 지난달 12일 프리덤 타워의 24개 기둥 중 첫번째 기둥이 세워지면서 다소 활기를 찾고 있다. 실버스타인 측은 2013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하고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AP통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맨해튼의 사무용 빌딩 공실률이 치솟는 상황에서 WTC 재건이 계획대로 잘 이뤄질지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