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의 녹색 관련 원천기술 확보 실적은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다.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에 투자를 하거나(두산중공업) 상호특허사용권계약을 맺어 자유롭게 기술을 공유하는(서울옵토디바이스) 정도지 해당 분야에서 전 세계 누구든지 가져다 쓸 수밖에 없는 독보적인 핵심기술을 보유한 회사는 거의 없다. 세계 최초로 해조류(Macro Algae)에서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하는 분야와 아직 국제적인 표준이 확립되지 않은 지능형 전력망(스마트그리드) 분야 정도가 눈에 띌 뿐이다.

지난해 두산중공업은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캐나다 HTC사에 지분투자를 했다. 그 결과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CCS는 기존 화석연료 발전 및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방식과 연계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핵심기술로 부각될 전망이다.

LED 분야에서는 서울반도체의 자회사로서 LED칩을 생산하는 서울옵토디바이스가 눈에 띈다. 지난 2월 일본 니치아와의 특허권 상호사용계약을 체결해 특허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세계 유일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기술 가치 잠재력이 큰 곳으로는 해조류 바이오에탄올 업체인 바이올시스템즈가 있다. 원천기술을 개발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기술상용화를 위해 핵심 연구진에게 겸직발령을 내 창업토록 한 회사다. 사탕수수나 옥수수,감자 등 식량자원으로 에탄올을 생산하는 데서 오는 자연파괴,곡물가 폭등 등의 문제점을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으로 평가돼 상용화 성공 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험 결과 옥수수보다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상용화를 위한 필수조건인 대규모 양식장 확보 문제도 최근 주필리핀 한국 대사관의 적극적 지원 아래 필리핀 보홀주에서 최대 100만㏊를 75년간 무상임대받음으로써 해결했다. 이 정도 규모면 우리나라가 쓰고 있는 휘발유 전량을 에탄올로 바꿀 수 있을 만큼의 해조류 생산이 가능하다.

스마트그리드의 경우 전기 에너지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탄소배출량 저감과도 연결돼 최근 각국 정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이렇다할 국제 표준이 확립되지 않아 우리에겐 기회가 열려 있는 케이스다. 정부는 일단 국내 전력망을 단계적으로 스마트그리드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장기간의 인프라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국제 표준 선점에도 힘쓸 계획이다. 기업 중에서는 LS산전이 이 분야에서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해 원천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