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단체 개입…美 쇠고기 수입 반대가 MB 타도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검찰, 작년 촛불시위 백서
집회 3주째부터 학생·주부 대신 진보연대가 주도
"출근시간 도로 점거…촛불로 사회 마비시키자"
집회 3주째부터 학생·주부 대신 진보연대가 주도
"출근시간 도로 점거…촛불로 사회 마비시키자"
검찰이 30일 펴낸 '미 쇠고기 수입반대 불법폭력시위사건 수사백서'에 따르면 촛불시위는 일찌감치 순수한 국민 집단행동에서 벗어나 주도단체들의 폭력 · 정치운동 수단으로 변질됐다. 시위 시작 3주째부터 학생과 주부 등 일반 시민 대신 시민사회단체들이 전면에 나서 폭력을 주도했다. 일부 단체들은 "사회를 마비시켜야 한다" "목표는 이명박 정부를 주저앉히는 것" 등 정부와 사회 전복 목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진보연대 주도로 폭력시위 변질
백서에 따르면 촛불시위는 지난해 5월2일부터 8월15일까지 전국적으로 106일 동안 총 2398회 개최됐다. 참가 연인원은 93만2000여명에 달했다. 검찰은 촛불시위를 시위의 성격 및 특징에 따라 4기로 구분했다. 1기는 중 · 고생과 주부 등 일반시민들이 대거 참여해 대체로 평화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된 시기로,이 기간에 진보연대 주도 아래 '국민대책회의'가 결성됐지만 시위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다. 그러나 2기부터는 주도단체들이 전면에 등장해 반(反)정부 투쟁으로 이끌면서 폭력시위가 본격화했다. 3기에는 경찰관 납치 및 집단폭행,경찰버스 방화 및 손괴,언론사 오물 투척 등 폭력행위가 최고조에 달했다.
주도단체들은 "촛불시위는 불법이 아니다"고 시민들을 오도했으며 심지어 "정당한 저항권의 행사"라며 경찰에 대한 폭행을 선동했다. 그러나 이들이 4기 들어 검찰 수사 강화로 전면에 사라지면서 촛불시위도 소멸됐다.
◆"도시 마비시켜야"…사회 전복 목표
검찰은 촛불시위가 과격화하면서 6월30일 주도단체인 국민대책회의,진보연대,2MB 탄핵투쟁연대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주동자 검거를 위한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수사를 통해 그동안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 온 진보연대가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이 압수한 진보연대 2008년 6월17일 회의자료에서는 "밤에는 국민이 촛불을 들고 낮에는 운동역량의 촛불로써 사회를 마비시켜야 한다" "우리의 진정한 목표는 이명박 정부를 주저앉히는 것" "출근 차량이 진입하는 시점에 도시를 마비시키는 전술이 필요하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검찰은 현재까지 진보연대 공동대표 한모씨와 상임운영위원장 박모씨,국민대책회의 정책국장 주모씨 등 촛불시위 주동자 및 배후 조종자 18명을 검거했다. 검찰은 이들을 비롯해 촛불시위와 관련해 1476명을 입건했으며 이 가운데 208명을 기소했다.
◆실형 선고는 5%도 안 돼
그러나 불법 촛불시위로 실형을 선고받은 인원은 미미하다. 검찰이 1심 선고가 끝난 촛불시위 사건의 선고율을 조사한 결과 지난 21일 기준으로 실형은 5.0%에 그쳤다. 나머지는 집행유예(55.0%)와 벌금형(40.0%)이었다. 이는 최근 주요 집회 시위와 관련한 65개 사건에서의 1심 실형 선고율(23%)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의 무리한 기소 때문 아니냐'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검찰은 백서를 통해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있다"며 사실상 편파판결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검찰은 의경을 납치해 옷을 벗기고 폭행했거나 시위 때마다 망치를 들고 경찰버스를 사정없이 부순 폭력시위자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판결을 관련 사례로 소개했다. 또 촛불시위 재판을 맡은 한 판사가 재판과정에서 "개인적으로 법복을 입고 있지 않다면 아이를 키우는 아빠의 입장에서 시위현장에 나가고 싶었다"며 촛불시위를 두둔하는 견해를 밝힌 것 역시 '논란거리'로 꼽혔다.
검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법원 선고가 검찰 구형량의 절반 정도 수준으로 나오는데 촛불시위에서는 징역 2년 구형에 선고는 6개월이 나오는 등 구형량의 절반을 크게 밑도는 사례들도 눈에 띄었다"고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개별적인 사건들의 내용을 보지 않고 일괄적으로 실형 선고율 등 선고내용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반박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