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글로벌 경제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세계 경제의 ‘탄광속 카나리아’로 통하는 아이슬란드의 경제 회복이 아직 멀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 아이스란드의 경제위기는 연기됐을뿐 해소된 것이 아니다고 보도했다.FT는 지난해 9월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진 후 선진국 중 유일하게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아이슬란드의 경제가 세계 경제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IMF 구제금융과 함께 동결됐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상환 의무가 오는 11월 풀리면서 부채부담을 높일 것이란 지적이다.엔화와 스위스프랑화 주택담보대출 상환 금액은 지난해 9월 이전보다 두배가까이 뛰었지만 집값은 반대로 20~30% 떨어졌다.주택경기 침체로 대부분의 집값이 모기지 상환 금액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을 정도다.이에 대해 아이슬란드 정부는 금융권에 모기지 상환 의무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압력을 넣고 있지만 금융권 경영 사정도 여의치 않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막대한 재정적자에 허덕이는 정부가 2013년까지 대규모 증세에 들어가면 가계와 기업 부담은 더욱 늘고 투자는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금융권 재건 차원에서 자본의 해외도피를 막기 위한 각종 규제는 완화됐지만 연 12%에 달하는 높은 금리가 기업 투자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지난 4월 집권한 사회민주당과 좌파녹색당의 연합도 강하지 않아 정부 정책이 혼선을 빚을 가능성이 높은 것도 경제회복의 걸림돌이다.FT는 “경제회복을 가로막는 이같은 뇌관이 비단 아이슬란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며 “각국이 이같은 문제에 예의주시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