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의 타격왕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타격 1,2,3위를 달리는 홍성흔(32 · 롯데),박용택(30 · LG),김현수(21 · 두산)의 8월 타율이 모두 4할 안팎이라 누가 타격왕에 오를지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홍성흔의 타율은 0.378,박용택은 0.373,김현수는 0.357 순이다. 이런 추세라면 1999년 이후 10년 만에 3할7푼이 넘는 고타율 타격왕이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

프로야구 출범 원년인 1982년 유일하게 4할대를 기록했던 백인천(타율 0.412)을 포함해 역대 3할7푼 이상을 때린 타격왕은 1985년(0.373)과 1987년(0.387) 장효조,1994년 이종범(0.393),1999년 마해영(0.372) 등 28년 한국 프로야구사에 단 4명뿐이었다. 2000년대에는 3할5푼을 넘긴 타자도 2001년 양준혁(0.355)과 지난해 김현수(0.357) 밖에 없다.

현재 타격 1위인 홍성흔은 '갈매기 타법'으로 우중간 안타를 대량 생산하고 있다. 8월 타율은 0.438,최근 5경기에선 0.430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러나 고타율에 비해 타점이 53개에 불과해 타점 순위는 공동 27위에 머물고 있어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으로부터 계속 '생산력 높이기'를 주문받고 있다.

LG 타선에서 1번과 3번을 번갈아 치는 박용택도 8월 타율 0.395에 최근 5경기에서 무려 0.667을 찍었다. 지난 7시즌 동안 3할 이상을 2004년(0.300)에 딱 한 번 기록한 박용택은 지난 시즌까지 타격 자세를 바꾸는 경우가 잦았지만 올 시즌부터는 일자 형태로 굳힌 뒤 투수 유형에 따라 스트라이드(양발 간격)만 조정하는 타법으로 시즌 내내 호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타격머신' 김현수의 현재 타율은 작년 타격왕에 올랐을 때와 같은 0.357이다. 김현수도 8월 타율은 0.390을 기록하고 있지만 홍성흔,박용택의 페이스가 워낙 좋아 간격이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현역 선수 중 4할 타율에 도전할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히는 김현수는 올 시즌 장거리 타자로의 변신에도 성공해 벌써 홈런 20개를 때려냈다. 흠 잡을 데 없는 타격 폼과 스윙 궤적에다 좌완,우완,잠수함,정통파,기교파 등 유형을 가리지 않고 모두 때려내 대다수 투수들이 김현수를 가장 피하고 싶은 타자로 꼽는다. 그러나 타격 1~3위 3인방이 각각 17경기,19경기,23경기만 남겨둔 상태라 꿈의 4할 타율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