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운대'는 국내 영화산업을 활성화하고 지역 브랜드를 제고시키는 시너지 효과를 거둔 대표 사례라고 단언하고 싶습니다. 공직자에게는 자연 재해에 대한 안전불감증을 깨우치는 한편,혁신적인 지역 홍보의 계기도 마련했습니다. 전국 모든 공직자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창조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유덕광 해운대구청장은 최근 전국 230개 지방자치단체에 이 같은 내용의 편지를 발송했다. 이에 대해 황철곤 마산시장은 방재의식을 고취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만큼 시청 재난안전과를 비롯한 전 직원들이 관람하도록 독려했다.

CJ엔터테인먼트가 제작 · 배급한 영화 '해운대'가 초흥행작을 뛰어넘어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 브랜드를 끌어올리는 문화상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26일 현재 관람객은 1030만명.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영화 '해운대'로 인해 올 여름 휴가 기간 중 이곳을 찾은 피서객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났다"며 "'해운대'를 보고 '해운대로 놀러가자'는 신풍속이 나타났다"고 귀띔했다.

3월 개관한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해운대' 상영과 함께 휴가철이 본격화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4일까지 매출이 한 달 전 같은 기간에 비해 30% 늘어난 375억원을 기록했다. 롯데 센텀시티점은 같은 기간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1%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도 늘어 해운대구청이 관광객을 상대로 제작 · 판매한 '해운대 티셔츠'가 1000장 이상 팔렸다.

부산파라다이스호텔과 부산웨스틴조선호텔도 이 기간 중 객실 점유율이 전년 동기 대비 5%포인트 상승한 95~98%에 달했다.

'해운대'라는 대박 문화상품이 만들어내는 파급효과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해운대'는 지금까지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각국과 중국,인도,스리랑카 등 아시아 등 총 24개국에 판매됐다. 중국에서는 25일 전국에 개봉돼 관객몰이에 들어갔다. 영화를 관람하거나 포스터라도 본 전 세계인들이 해운대를 기억한 뒤 찾아오는 사례도 크게 늘 것이란 게 관계자들의 기대다. 지역명과 영화 제목이 동일해 전 세계인들에게 해운대를 관광 명승지로 각인시키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기 때문.뉴욕을 무대로 제작된 '투모로우''킹콩''매트릭스' 등이 뉴욕 브랜드를 끌어올린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해운대구는 앞으로 해수욕장 시장 달맞이언덕 등 5군데 촬영 장소를 연계해 관광코스로 만들 계획이다. 내달부터 연말까지 극장과 해수욕장 등에서 영화 속 명장면들을 찍은 사진전을 열고 소품과 배우 사인 등을 모은 상설전시관도 개설할 예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재난 속에서 따뜻한 정을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부산 시민들의 자존심을 높였다"며 "부산에서 촬영한 영화 중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제작진에 시장이 감사패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