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나이지리아 정부를 상대로 낸 해상광구 분양계약 무효화 취소 소송에서 승소했다.

나이지리아 아부자 고등법원은 20일 "석유법 등 현행 법 체계상 한국 측에는 하자가 없다"면서 석유공사에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이진석 석유공사 나이지리아 사무소장이 밝혔다. 이에 따라 석유공사는 나이지리아 심해의 OPL 321,323광구 개발 사업을 그대로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무소장은 "당초 오는 10월 첫 시추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나이지리아 정부의 분양계약 무효화 조치로 시추 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면서 "통상 재시추하려면 1년여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시추에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지난 1월 석유공사가 이들 광구를 분양받는 대가로 내야 할 3억2300만달러의 서명 보너스 가운데 2억3100만달러를 납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약을 무효화한 뒤 인도 국영 석유회사 ONGC에 탐사권을 넘겼다.

이에 석유공사는 탐사권 계약 당시 사회간접자본 사업투자를 조건으로 서명 보너스 일부를 경감받았는데 이를 이유로 분양계약을 일방적으로 무효화하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3월 초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정부가 이번 판결에 불복,항소할지 여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아 한국 컨소시엄은 좀 더 진행 상황을 지켜본 뒤 시추 작업 준비 등 구체적 대응책을 결정할 방침이다.

석유공사 본사 관계자는 "나이지리아 정부의 항소가 없다면 탐사사업이 재개될 수 있겠지만 아직 항소여부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며 "항소여부에 따라 추후 대응책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광구의 잠재매장량은 10억배럴씩 20억배럴로 추정된다. 석유공사를 비롯한 한국 컨소시엄이 60%,영국과 나이지리아 법인이 각각 30%,10%를 갖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