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정권 교체 여부를 판가름할 오는 30일 중의원 선거를 앞둔 일본의 경기와 주가흐름이 16년전 집권 자민당이 한때 정권을 잃었던 때와 묘하게 비슷해 눈길을 끈다.

자민당은 1993년 총선에서 제1당의 지위는 유지했지만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해 일본신당 공명당 등 8개 야당연합에 정권을 내줬었다.하지만 야당 연합의 붕괴로 10개월만에 정권을 다시 찾아왔다.1993년 총선때는 거품경제 붕괴로 폭락했던 주가가 일시 반등했던 시기다.경기 악화로 인해 1993년 연초부터 닛케이평균주가가 1만7000 전후를 오갔지만 당시 미야자와 내각이 대규모 경기대책을 내놓으면서 4월에는 1년만에 2만선을 돌파했다.일본 정부는 같은 해 6월 “사실상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선언했다.그러나 여름철 온도가 예년보다 낮은데다 장기간 장마가 이어지면서 개인 소비가 줄고,엔고 또한 진행돼 기업 수익 전망이 개선되지 않는 등 경기회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올해도 당시와 비슷하다.지난 3월 주가는 거품 붕괴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세계적인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6월엔 1만선을 회복했다.일본 정부는 직후 “사실상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선언했다.게다가 올해도 예년보다 여름이 덜 덥고 장마가 길어지면서 농산물 흉작과 소비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민주당 정권이 출범했다는 것도 묘하게 일치한다.1993년엔 미국에선 빌 클린턴 민주당 정권이 들어섰다.올해는 버락 오바마 민주당 정권이 출범했다.

어쨌든 199년7월 중의원 선거결과 야당 연립정권인 호소카와 내각이 수립된 이후 닛케이지수는 9월에 2만1148까지 상승했다가 11월말에는 1만6000까지 추락했다.전문가들은 올해 중의원 선거에서 제1야당인 민주당이 정권을 잡을 경우 대기업 보다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중시할 것이란 점에서 주가는 단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중의원 선거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은 자민당보다 두배나 높은 지지율을 기록해 이변이 없는 한 정권 교체가 이뤄질 전망이다.아사히신문이 지난 15∼16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비례대표 투표정당을 묻는 질문에 민주당이라고 답한 유권자는 40%인 반면 자민당은 21%에 그쳤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