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귀환] "정부와 사전조율 없었다‥대북지원 이면합의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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玄회장 일문일답
묘향산서 김 위원장 만나 원하는 얘기하라기에 다 얘기헀고 다 받아줬다
묘향산서 김 위원장 만나 원하는 얘기하라기에 다 얘기헀고 다 받아줬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올 추석 기간 중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5개항에 대해 북한 측과 합의한 것과 관련,"정부와 사전 조율은 없었다"며 "앞으로 정부와 잘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오찬 회동 장소는 평양이 아닌 묘향산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묘향산에서 4시간 동안 오찬 면담
현 회장은 17일 오후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10일 평양에 도착해 김양건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등 대남 실세들과 사전 조율을 거친 뒤 묘향산으로 이동,김 위원장과 테이블을 마주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과의 면담시간은 4시간으로 예상보다 길었다.
현 회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쯤 평양을 출발,경의선 육로를 이용해 경기도 파주의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 오후 2시20분께 도착했다.
7박8일의 구체적인 일정이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었던 만큼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현 회장은 신중히 대처했다.
자신의 권한 밖이거나 정부 당국과의 협의가 선행돼야 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대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해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대목은 단호하게 짚고 넘어갔다.
우선 당초 2박3일 일정이 다섯 차례 연기된 것은 김 위원장이 아닌 본인의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래 김 위원장의 일정이 쌓여 있어서 주말에 오라고 했는데 좀 일찍 갔다. 그래서 일정이 좀 늦어졌다"고 말했다.
주말에 만날 걸 알면서도 왜 서둘러 방북길에 올랐는지,김 위원장과의 만남 이전에는 어떤 일정을 가졌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관광객 피격 같은 일 앞으로 없을 것"
우리 정부와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사전 조율은 없었으며 앞으로 정부와 잘 조율해서 하겠다"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정부의 승인이 필요한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 등의 문제를 단독으로 합의했느냐는 질문이 곧바로 따라붙었다. 이에 대해 현 회장은 "(김 위원장이) 원하는 거 얘기해라 그래서 다 얘기했고 이야기를 하니까 다 받아줬다"며 질문의 요지를 돌아나갔다. 김 위원장과의 세세한 면담 내용은 "지금 밝힐 사안이 아니다"며 '다음 기회'로 넘겼다.
곧이어 초점은 '이면 합의'로 모아졌다. 남북 정부의 '메신저'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궁금증이었다. 현 회장은 질문을 받자마자 "발표한 것 외에는 김 위원장이 별도로 제안하거나 요청한 것이 없었다"며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이면 합의도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금강산 관광 등 현대그룹의 대북사업 물꼬를 틀 수 있는 북한의 태도 변화도 감지됐다. 현 회장은 "지난해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과 관련,김 위원장이 '앞으로 절대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김 위원장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대화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구체적인 대북사업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다. 당국자 간 합의를 거쳐서 풀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묘향산에서 4시간 동안 오찬 면담
현 회장은 17일 오후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10일 평양에 도착해 김양건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등 대남 실세들과 사전 조율을 거친 뒤 묘향산으로 이동,김 위원장과 테이블을 마주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과의 면담시간은 4시간으로 예상보다 길었다.
현 회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쯤 평양을 출발,경의선 육로를 이용해 경기도 파주의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 오후 2시20분께 도착했다.
7박8일의 구체적인 일정이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었던 만큼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현 회장은 신중히 대처했다.
자신의 권한 밖이거나 정부 당국과의 협의가 선행돼야 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대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해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대목은 단호하게 짚고 넘어갔다.
우선 당초 2박3일 일정이 다섯 차례 연기된 것은 김 위원장이 아닌 본인의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래 김 위원장의 일정이 쌓여 있어서 주말에 오라고 했는데 좀 일찍 갔다. 그래서 일정이 좀 늦어졌다"고 말했다.
주말에 만날 걸 알면서도 왜 서둘러 방북길에 올랐는지,김 위원장과의 만남 이전에는 어떤 일정을 가졌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관광객 피격 같은 일 앞으로 없을 것"
우리 정부와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사전 조율은 없었으며 앞으로 정부와 잘 조율해서 하겠다"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정부의 승인이 필요한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 등의 문제를 단독으로 합의했느냐는 질문이 곧바로 따라붙었다. 이에 대해 현 회장은 "(김 위원장이) 원하는 거 얘기해라 그래서 다 얘기했고 이야기를 하니까 다 받아줬다"며 질문의 요지를 돌아나갔다. 김 위원장과의 세세한 면담 내용은 "지금 밝힐 사안이 아니다"며 '다음 기회'로 넘겼다.
곧이어 초점은 '이면 합의'로 모아졌다. 남북 정부의 '메신저'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궁금증이었다. 현 회장은 질문을 받자마자 "발표한 것 외에는 김 위원장이 별도로 제안하거나 요청한 것이 없었다"며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이면 합의도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금강산 관광 등 현대그룹의 대북사업 물꼬를 틀 수 있는 북한의 태도 변화도 감지됐다. 현 회장은 "지난해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과 관련,김 위원장이 '앞으로 절대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김 위원장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대화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구체적인 대북사업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다. 당국자 간 합의를 거쳐서 풀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