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는 잘나가는 인터넷 포털, 해외법인 10년 성적표는 'F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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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서비스 한계‥철수 잇따라
국내 주요 인터넷기업들이 해외법인 대부분을 정리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해외 사업 준비 부족으로 현지 업체나 글로벌 서비스의 벽을 넘지 못해서다. "한국 인터넷산업의 해외 진출은 변명할 여지가 없는 완전한 실패작"이라는 말이 업계에서 나돌 정도다. 일부 기업은 해외사업 자체를 당분간 생각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다음 · SK컴즈,해외법인 잇따라 철수
다음은 지난달 중국 정부로부터 현지법인 매각을 승인받았다. 중국 철수 작업을 마무리한 것.지난 3월엔 일본에서도 철수했다. 이 회사 해외법인은 2004년 인수한 미국 라이코스만 남았다. 하지만 라이코스는 인수 이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SK컴즈는 작년 3월 유럽 사업을 접은 데 이어 이달 중 일본 서비스를 종료,완전히 철수하기로 했다. 미국법인이 남아 있지만 2006년 미국 진출을 이끌었던 유현오 전 SK컴즈 대표가 지난해 사임하고 난 뒤 표류하는 상태다. 네이버는 2000년 일본 검색서비스시장에 진출했다가 시행착오 끝에 철수한 뒤 지난 6월 재도전에 나섰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글로벌 서비스 벽 못 넘어
국내 인터넷기업들이 해외에서 잇따라 고전하는 것은 유사한 경쟁 업체에 막힌 데다 현지인들의 마음을 움직일 만한 차별화에 실패한 탓이다. SK컴즈는 일본에서는'믹시'라는 현지 1위 업체에,미국에선 마이스페이스 등 글로벌 온라인관계형성서비스(SNS)에 밀렸다.
네이버는 2000년 초 처음 일본에 진출했을 때부터 야후 재팬의 아성에 가로막혔다. 당시 네이버는 한국에서 히트친 통합검색을 선보이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일본인들은 복잡한 결과가 나오는 통합검색을 불편하게 생각했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네이버는 최근 시작한 2차 도전에서 '유저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검색 결과'라는 모토를 앞세워 일본인들의 마음을 움직이려 하고 있지만 결과는 미지수다.
SK컴즈는 일본 진출 초기에 실명으로 자신의 사생활을 모두 공개하는 싸이월드의 방식에 현지인들이 낯설어하는 것을 보면서 당황했다. 익명성을 선호하는 일본인의 특성을 간과한 결과다. SK컴즈는 2005년 중국에 진출한 직후에도 '중국스럽지 않은' 서비스로 현지에서 외면을 당했다. 다음의 경우 일본 진출 당시 자신들의 장기인 카페 서비스를 들고 나갔지만 '외국 냄새가 너무 많이 나는 서비스'라는 지적을 받아야 했다. 한국식 디자인이 일본인에게 전혀 다가가지 못한 것이다.
◆해외 진출 회의론 대두
한국적 정서에서 만들어진 인터넷 서비스를 갖고 해외 유저들을 설득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최근 시작한 네이버의 일본 검색서비스에 대해 와타나베 다카히로 일본 SEM검색연구소장은 "전체적인 완성도는 높지만 '검색+커뮤니티'를 통해 제공하려고 하는 새로운 가치를 어떻게 이해시키고 유저의 흥미를 끌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평했다.
결국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주요 4개 시장에 한국 인터넷기업들이 진출을 시작한 2000년 이후 10년간 거둔 성적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다음 · SK컴즈,해외법인 잇따라 철수
다음은 지난달 중국 정부로부터 현지법인 매각을 승인받았다. 중국 철수 작업을 마무리한 것.지난 3월엔 일본에서도 철수했다. 이 회사 해외법인은 2004년 인수한 미국 라이코스만 남았다. 하지만 라이코스는 인수 이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SK컴즈는 작년 3월 유럽 사업을 접은 데 이어 이달 중 일본 서비스를 종료,완전히 철수하기로 했다. 미국법인이 남아 있지만 2006년 미국 진출을 이끌었던 유현오 전 SK컴즈 대표가 지난해 사임하고 난 뒤 표류하는 상태다. 네이버는 2000년 일본 검색서비스시장에 진출했다가 시행착오 끝에 철수한 뒤 지난 6월 재도전에 나섰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글로벌 서비스 벽 못 넘어
국내 인터넷기업들이 해외에서 잇따라 고전하는 것은 유사한 경쟁 업체에 막힌 데다 현지인들의 마음을 움직일 만한 차별화에 실패한 탓이다. SK컴즈는 일본에서는'믹시'라는 현지 1위 업체에,미국에선 마이스페이스 등 글로벌 온라인관계형성서비스(SNS)에 밀렸다.
네이버는 2000년 초 처음 일본에 진출했을 때부터 야후 재팬의 아성에 가로막혔다. 당시 네이버는 한국에서 히트친 통합검색을 선보이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일본인들은 복잡한 결과가 나오는 통합검색을 불편하게 생각했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네이버는 최근 시작한 2차 도전에서 '유저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검색 결과'라는 모토를 앞세워 일본인들의 마음을 움직이려 하고 있지만 결과는 미지수다.
SK컴즈는 일본 진출 초기에 실명으로 자신의 사생활을 모두 공개하는 싸이월드의 방식에 현지인들이 낯설어하는 것을 보면서 당황했다. 익명성을 선호하는 일본인의 특성을 간과한 결과다. SK컴즈는 2005년 중국에 진출한 직후에도 '중국스럽지 않은' 서비스로 현지에서 외면을 당했다. 다음의 경우 일본 진출 당시 자신들의 장기인 카페 서비스를 들고 나갔지만 '외국 냄새가 너무 많이 나는 서비스'라는 지적을 받아야 했다. 한국식 디자인이 일본인에게 전혀 다가가지 못한 것이다.
◆해외 진출 회의론 대두
한국적 정서에서 만들어진 인터넷 서비스를 갖고 해외 유저들을 설득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최근 시작한 네이버의 일본 검색서비스에 대해 와타나베 다카히로 일본 SEM검색연구소장은 "전체적인 완성도는 높지만 '검색+커뮤니티'를 통해 제공하려고 하는 새로운 가치를 어떻게 이해시키고 유저의 흥미를 끌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평했다.
결국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주요 4개 시장에 한국 인터넷기업들이 진출을 시작한 2000년 이후 10년간 거둔 성적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