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의료보험 개혁을 둘러싸고 격한 찬반 대립과 갈등을 겪고 있다. 이런 틈새에서 대목을 만난 쪽은 로비업체들이 몰린 워싱턴 'K스트리트'와 방송사들이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의보 개혁 입법과 관련해 현재 활동하고 있는 로비스트는 33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원과 하원 총 535명의 의원 각각에 평균 약 6명의 로비스트가 붙어 의약계 병원 의료소비자 등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로비를 벌이고 있는 셈이다. 이는 국방 관련 로비에 동원되고 있는 로비스트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의료업계 로비스트들은 1986년 세제 개혁 이후 가장 큰 대목이라고 전했다. K스트리트에서 최상위권 로비업체에 속하는 패턴보그스는 의보 개혁 논쟁에 30여명의 로비스트를 투입했다. 지난해 제약업계가 로비용으로 지출한 자금은 1억3450만달러였지만 올해는 이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감시기구인 선라이트재단의 빌 엘리슨 분석가는 "의보 개혁 입법 전쟁은 K스트리트에 만찬 시간이 왔다고 알리는 종소리와 같다"고 말했다.

또 뉴욕타임스(NYT)는 방송사들이 의보 개혁 논란 바람을 타고 쏠쏠한 광고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주말 오바마 대통령이 몬태나에서 의보 개혁 타운홀 미팅을 가졌을 때 공중파와 케이블TV 방송을 통해 의보 개혁 찬반을 각각 주장하는 광고는 모두 115차례나 방영됐다. 특히 지난 6개월 동안 의보 개혁 관련 이익단체들이 TV 광고에 쓴 비용은 5700만달러에 달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찬반 논란의 열기가 달아오른 지난 45일간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찬성 진영의 경우 2400만달러,반대 진영은 900만달러를 광고에 썼다. 개혁안 중 특별한 사안에 관계없이 전반적인 지지를 보내는 진영이 쏟아부은 광고비도 2400만달러였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