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욱의 명품차 이야기] 페라리 '피오라노'…일반도로에서 만나는 F1의 짜릿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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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명차를 살 때 구매자가 고려해야 할 요소는 다양하다. 예술품에 버금가는 디자인,F1 머신을 연상케 하는 강력한 성능,세계 최고의 브랜드 가치,적정한 가격 등.이번에 소개할 페라리 '599 GTB 피오라노(사진)'는 명차들의 오너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갖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십년 동안 스포츠카의 대명사이자 전설로 자리잡은 페라리는 F1 경기에서 역대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다. 이들이 F1 경기에서 축적한 기술을 일반 도로용 차량에 이식한 것이 바로 599 GTB 피오라노다. 페라리에서 만든 일반 도로용 자동차 중 최강으로 평가받는 피오라노는 제동,가속,조향,엔진,차체 등 모든 부분에서 F1의 기술력이 녹아있다. F1에서 7번 우승한 전설적 드라이버 미하엘 슈마허가 직접 시험 주행,화제가 되기도 했다.
페라리 스포츠카는 초기엔 일반인들이 운전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로지 경주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페라리는 F1의 속도와 메커니즘을 그대로 살리면서,일반 도로에서 부드럽게 달릴 수 있는 스포츠카 개발에 나섰다. 마침내 2006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599 GTB 피오라노라는 도로용 스포츠카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피오라노엔 배기량 5999cc 엔진을 장착했다. 이 엔진은 399대만 생산한 '엔초 페라리'의 유명한 엔진을 거의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12기통이며,알루미늄 합금으로 제작해 최고출력 620마력,최대토크 62㎏ · m의 무시무시한 힘을 낸다.
주요부품인 실린더 헤드와 엔진 블록의 경우 초기 제작 단계에서 대량생산이 아닌 제품 1개당 거푸집 1개를 이용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흠집이나 갈라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후 X선 검사 등을 통해 균열이 없는지 등 엄격한 품질 검사를 거친다.
약 800개의 엔진 부품을 페라리 마라넬로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는데,기술자들이 수작업으로 꼬박 하루 걸려 엔진을 조립한다. 조립 작업 역시 기술자 1인당 엔진 하나만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장인정신을 갖고 최고의 엔진을 만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무결점을 추구하는 페라리의 장인정신은 피오라노의 전 공정에 녹아있다. 시속 300㎞라는 고속주행을 견뎌내기 위해 수백 군데의 차체 접합 부분을 탐침기로 검사한다. 단 0.1㎜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게 철칙이다. 가죽 내장재 역시 100년 전통의 이탈리아 가죽 세공술을 사용했다.
차체는 스포츠카로서 최고 수준의 공기역학 기술을 적용했다.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면서 고속 주행 때 양력이 차체 아래쪽으로 발생하도록 설계했다. 곡선 구간에서 뛰어난 접지력과 조향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아름다움과 힘의 완벽한 결합이라고 할 수 있는 피오라노는 1대를 완성하기까지 두 달 넘게 걸린다. 장인들의 수작업 끝에 탄생하는 나만의 피오라노를 상상하면,이 시간이 지루하기보다 흥분으로 가득찰 것 같다.
수입차포털 갯차 대표 choiwook@getch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