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 해상에서 발달한 8호 태풍 '모라꼿'의 영향으로 중국과 동남아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태풍 모라꼿은 10일 오후 중국 저장(浙江)성과 푸젠(福建)성 등 남동부 해안가로 상륙해 어린이 한 명이 숨지고 주민 100만여 명이 안전지대로 급히 대피했다.

저장성 일대 11개 마을에서는 태풍으로 인해 전력이 끊어지기도 했다. 푸젠성 당국은 관내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고 구조 장비를 갖춘 예비군 3300명을 비상 대기시켰다. 또 푸저우(福州)공항의 항공편 운항을 전면 금지했다.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대만이 입은 태풍 피해는 '50년만에 최악'이라는 평이다.

10일 AP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9일 저녁까지 대만에서는 7명이 숨지고 46명이 실종됐다. 또 부상자도 32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재산피해는 21억 대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만 타이둥(臺東)현 동부 온천지역에서는 9일 정오께 강가에 위치한 6층짜리 진솨이(金師)호텔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호텔 안에 있던 투숙객과 종업원들은 미리 대피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필리핀에서는 현재까지 최소한 23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필리핀 재해대책센터 소식통을 인용한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북부 지역에서는 태풍으로 인해 산사태가 발생해 광부 12명이 매몰돼 숨지는 등 모두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와 함께 수천 채의 가옥이 침수되거나 유실돼 큰 재산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 미친 영향은 아직까지 미미한 수준이다.

현재까지 태풍 모라꼿은 부산 해운대 바다에 너울파도를 부르는 등 간접적인 영향만을 끼치는 데 그쳤다. 기상전문가들은 약해진 태풍이 우리나라를 지나면서 전국적으로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되며, 내일 새벽쯤 소멸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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