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고의로 ELS의 조기상환을 무산시켰다며 증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법무법인 한누리에 따르면 10일 정모씨를 비롯한 두명의 ELS 투자자들이 대우증권을 상대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2억7000만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ELS는 지난 2005년 3월 대우증권이 삼성SDI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해 발행한 '제195회 대우증권 공모 ELS 삼성SDI 신조기상환형'으로, 조기상환시 연 환산 6%의 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투자자측은 조기상환일 장 막판에 대우증권이 대량 매도주문으로 삼성SDI 주가를 하락시켜 조기상환 기회를 놓치고 말았으며, 결국 만기에 기초자산인 삼성SDI의 가치가 발행일 대비 33% 이상 하락함으로써 34%가량의 원금손실을 입고 만기상환됐다고 주장했다.

전영준 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는 "ELS 상품이 고객에게 불리하도록 짜여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지한 적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소송이 제기된 ELS의 경우 지난 2005년 3월 총 265명의 투자자들을 상대로 총 121억 3000만원어치가 팔린 바 있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이번 소 제기에 참여한 두 명의 투자자 외에도 이미 소송의향을 밝혀 온 다른 투자자들 및 앞으로 소송의향을 밝힐 것으로 보이는 투자자들을 모아 후속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우증권 측은 "ELS 헷지 거래의 운용과정 상에 나온 매도주문일 뿐"이라며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할 경우 한가지 ELS에 대한 헷지 거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십여개의 ELS 헷지 거래를 함께 하기 때문에 어느 한 ELS의 조기상환일을 노리고 고의적으로 주가를 낮추기 위해 매도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대우증권의 매도로 인한 변동성도 크지 않을 뿐더러 조기상환을 방해하는 것이 증권사에 이롭다고 할 수도 없다"며 "명확하게 해명해서 소송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