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수제 화장품이나 먹을거리 등에 한정됐던 롱테일 상품군이 최근 들어서는 도서, 잡화 등 새로운 카테고리까지 진입한 상태다.
옥션은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노무현'이라는 책이 이달 1일부터 6일까지 도서 카테고리 베스트 100 코너에 새롭게 진입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책은 출판사나 대형서점이 아닌 오로지 저자 김형석 씨의 블로그와 옥션을 통해서만 판매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김 씨는 "기존의 복잡하고 큰 비용이 드는 출판 유통구조를 탈피할 수 있는 마켓플랫폼으로 블로그와 오픈마켓이 대안이었다"며 "이베이에서 책이나 수제품 등 직접 만든 제품이 활발하게 판매되는 것을 보고 실험적으로 시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옥션에서 판매중인 남성 수제화 브랜드 '삼대째'도 다품종 소량생산을 원칙으로 하는 대표 롱테일 상품으로 떠올랐다. 5만~6만원대의 남성 로퍼, 키높이 구두, 스니커즈 등 99종의 남성 수제화를 한정수량으로 제작·판매하고 있다.
오픈마켓에서 유통되는 일반 구두보다 비싸지만 유명 브랜드보다는 저렴하고 품질이 좋아 입소문을 타고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게 옥션 측의 설명이다.
식품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 속에서 소량 생산돼 판매되는 전통식품들도 최근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롱테일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옥션은 장류 카테고리에 등록된 상품 중 50% 이상은 롱테일 상품군에 속한다고 전했다.
충북 음성의 '선돌메주농원' 전통 장류는 최근 눈길을 끌고 있는 상품이다. 복숭아고추장, 매실고추장 등을 직접 담가 판매하고 있다. 1kg에 2만원으로, 시중 판매 고추장보다 50% 가량 비싼데도 판매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옥션에서 '소박한 밥상'이라는 이름으로 장류와 전통반찬을 판매하는 강태갑 씨는 대표 롱테일 상품군 판매자다. 강 씨는 어머니가 충남 서산에서 직접 만든 된장과 고추장, 간장, 물엿, 장아찌, 강정 등을 판매하고 있다.
1건 주문에 1개씩만 판매하는 것을 원칙으로, 된장과 고추장 각 1kg을 시중 판매 상품보다 2배 이상 비싼 1만2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옥션 영업총괄 유수종 부사장은 "롱테일 상품군이 책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확대되고 블로그 마케팅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자생력을 갖추고 있다"며 "롱테일 상품 시장의 확장은 고객들의 선택 폭을 넓혀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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