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극저온에서 전기저항이 없어지는 초전도체(superconductor)의 '봉우리 효과(peak effect)'에 대한 새로운 성질을 규명했다.

포스텍(POSTECH)은 물리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장동진씨(25 · 지도교수 조무현)가 이성익 서강대 교수팀과 신물질인 MgCni3(마그네슘-카본-니켈3) 결정체를 이용해 초전도체의 소용돌이 구조가 초전도체의 '봉우리 효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3일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 저널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초전도체란 매우 낮은 온도에서 전기저항이 0에 가까워져 에너지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물질.연구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임계전류(초전도체에 전류가 흘러 들어가 초전도성을 잃게 하는 한계의 전류)는 낮은 온도，낮은 자기장일 경우에 큰 값을 갖는다. 하지만 일부 초전도 물질들은 초전도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높은 온도나 자기장에서 갑작스럽게 임계전류가 증가하는 현상을 보인다. '봉우리 효과'로 불리는 이 현상을 활용하면 극저온에서만 초전도 상태를 유지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는 초전도체 물질을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 상태로 만들 수 있게 된다.

연구팀은 상대적으로 자기장이 낮은 조건에서 봉우리 효과를 관찰할 수 있는 MgCni3를 이용해 초전도체 내로 흘려보내는 전류의 진동수가 증가할수록 봉우리 효과가 점차 약해지다가 사라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자기장에 의해 형성된 초전도체 결정 내의 소용돌이 구조의 특성이 '봉우리 효과'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밝히고 향후 이 연구가 봉우리 효과의 원인 규명에 필수적임을 제시했다.

장씨는 "봉우리 효과가 규명되면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체를 활용할 수 있어 전력 손실이 없는 전선을 만들 수 있는 등 에너지를 훨씬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