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전 금호석화회장 입장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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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금호석유화학이사회에서 대표이사직을 박탈당한 박찬구 전 석유화학 회장이 3일 오전 9시쯤 사내 게시판에 입장문을 발표했다. 회사측은 오전 11시쯤 이 글을 삭제했다.
다음은 박 전회장의 입장문 전문.
<금호그룹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
친애하는 금호석유화학 및 계열사 임직원 여러분!
지난 40년간 혼신을 다하여 금호석유화학을 업계의 대표기업으로 키워주신 여러분의 노고와 헌신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금번 사태로 본의 아니게 심려와 혼란을 끼쳐드린 점 머리 숙여 깊이 사과 드립니다.
저는 1976년 금호석유화학의 전신인 함성고무에 입사한 이래, 1996년부터 대표이사로 근무하다가 지금의 해임 사태를 맞이하기까지 30여년을 금호석유화학 여러분과 동고동락을 같이 하였습니다.
그 동안 금호석유화학은 무리한 외형확대보다는 꾸준한 투자와 시장 및 기술개발을 통하여 내실 있고 경쟁력 있는 우량기업으로 착실히 성장하였고, 현재 합성고무와 정밀화학 부문 생산능력은 세계 1위의 수준입니다.
저는 금호석유화학을 이러한 세계적인 기업으로 이끌어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런데, 금호석유화학의 이러한 내실위주 경영방침은 박삼구회장님의 외형추구와 근본적으로 상치되어 왔습니다.
현재 그룹 전체에 엄청난 위기를 초래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의 인수 추진 당시, 저는 회사를 대표하여 인수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만, 박삼구회장이 지나치게 무모한 가격과 풋백 옵션이라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조건으로 인수를 강행한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박삼구회장이 강행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의 소용돌이 속에서, 저는 그룹의 앞날을 위해 최선의 노력으로 이를 막아보려 했습니다만, 이 과정에서 박삼구회장과의 마찰이 불가피하였고, 회장의 막강한 그룹 지배력과 경영전권의 현실 앞에서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의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다만, 저의 노력의 일환으로 금호석유화학만이라도 심각한 인수 후유증에 휘말리지 않은 것에는 위안을 받고 있습니다만, 한편으로 그룹 다른 계열사의 임직원 및 주주들이 겪고 있을 고통과 불안을 생각하면 참담한 심경을 금할 수 없습니다.
제가 최근 전 재산을 들여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추가 취득한 것은, 풋백 옵션 등에 따른 유동성위기가 금호석유화학에 급속히 파급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독립적으로 회사를 경영할 필요성이 크다는 절박함 속에서, 그릇된 경영판단에 휘둘리지 않는 합리적 의사결정구조를 갖추어 보려는 일념으로 부득이 내려진 결단이었습니다.
이는 박삼구회장님과 제가 급박해진 유동성 위기 해결방법에 관하여도 생각이 매우 달랐기 때문입니다. 저는 무리하게 인수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조속히 매각하여 그룹의 재무상황을 급속도로 악화시키는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는 소신을 견지하고 있었고, 박삼구회장은 인수 회사들의 재매각을 꺼리면서 지금의 천문학적 손실을 누적시켰을 뿐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마련 보다는 계열사간 내부거래 및 그룹 자산 매각 등 그룹의 총체적 위기상황만 더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계열사간 지원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법률상 허용되지도 않을 뿐 아니라 문제를 오히려 그룹전체로 파급시킬 뿐입니다.
게다가 최근, 회장의 자제인 박세창 상무 등이 금호석유화학 주식 매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호렌터카와 금호개발상사에 금호산업 주식을 340억원에 매각하였습니다.
금호렌터카는 이미 대한통운 인수의 후유증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법인인데, 어떻게 대주주로부터 170억원이 넘는 계열사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지, 금호개발상사는 30억원을 차입하면서까지 150여억원의 주식을 매입할 필요성이 무엇이었는지, 도대체 누가 이러한 거래를 지시하였는지 등 너무도 많은 의문이 있습니다.
이러한 불법적인 거래를 지시하였거나 관여한 책임자는 반드시 응분의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진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박삼구회장님이 저를 대표이사직에서 전격 해임한 후 기자회견까지 자청하여 제가 그룹의 일사불란한 경영에 반하는 행동을 하였다고 언급한 것과 동반퇴진이라는 미명하에 박삼구회장의 뜻대로 움직여온 항공 부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내세운 것은, 참으로 노회한 전략입니다.
지난 28일 박삼구회장은 불법적으로 이사회를 소집한 다음, 의안을 주요 경영현안이라고 통보하였다가 막상 이사회 석상에서는 저의 해임안을 기습적으로 상정한 후, 투표용지에 이사 각자의 이름을 적도록 함으로써 회장의 지위에 기한 압력을 행사하여 저의 해임안을 가결시켰습니다. 이에 대하여는 적절한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습니다.
다만, 경영일선에서 퇴진한다고 하면서도 법적 실체가 없는 상징적 직위에 불과한 그룹회장직에서만 물러난다고 하였을 뿐, 금호석유화학 등 5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하는 것은 현재의 위기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일시적 방편에 불과합니다. 박삼구회장님은 상징적 의미에 불과한 그룹회장직만 아니라, 지금까지의 경영실패에 따른 책임을 지고 마땅히 각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을 비롯한 경영 일선에서 실질적으로 완전히 물러나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제가 자신의 이익만 챙기기 위해 공동경영 원칙을 깨뜨렸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힙니다. 오히려 박삼구회장 본인이 공동경영의 약속을 무시하고 그룹의 경영권을 혼자만의 전유물인 것처럼 독단적으로 행사함으로써 그룹 전체에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위기를 초래하였습니다.
이후 ‘그룹의 경영권을 단일화한다’는 명목으로 회장의 경영실책을 지적해온 저를 기습 해임하고, ‘금호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한 그룹지배구조 개선작업’이라는 사태해결방안 또한 향후 그룹의 운명과 관련해 금호석유화학마저 공도동망의 위기에 처할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과연 누가 지금의 사태에 대한 진정한 책임을 져야 하는지는 분명합니다.
임직원 여러분,
저는 앞으로 사사로운 감정보다는 그룹과 금호석유화학의 임직원 및 주주의 이익 보호를 최우선으로 할 것이고, 그 어떠한 불법적, 배임적 거래나 시도도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그룹과 금호석유화학이 당면한 지금의 위기를 독선과 과욕 대신 소통과 내실이 있는 국민적 기업으로 거듭나는 기회로 바꾸고 싶습니다.
모쪼록 이 어려운 시기에 회사의 사업수행에 지장이 없도록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 주시고,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한 저의 사심 없는 노력을 끝까지 성원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8월 3일 박 찬 구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다음은 박 전회장의 입장문 전문.
<금호그룹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
친애하는 금호석유화학 및 계열사 임직원 여러분!
지난 40년간 혼신을 다하여 금호석유화학을 업계의 대표기업으로 키워주신 여러분의 노고와 헌신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금번 사태로 본의 아니게 심려와 혼란을 끼쳐드린 점 머리 숙여 깊이 사과 드립니다.
저는 1976년 금호석유화학의 전신인 함성고무에 입사한 이래, 1996년부터 대표이사로 근무하다가 지금의 해임 사태를 맞이하기까지 30여년을 금호석유화학 여러분과 동고동락을 같이 하였습니다.
그 동안 금호석유화학은 무리한 외형확대보다는 꾸준한 투자와 시장 및 기술개발을 통하여 내실 있고 경쟁력 있는 우량기업으로 착실히 성장하였고, 현재 합성고무와 정밀화학 부문 생산능력은 세계 1위의 수준입니다.
저는 금호석유화학을 이러한 세계적인 기업으로 이끌어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런데, 금호석유화학의 이러한 내실위주 경영방침은 박삼구회장님의 외형추구와 근본적으로 상치되어 왔습니다.
현재 그룹 전체에 엄청난 위기를 초래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의 인수 추진 당시, 저는 회사를 대표하여 인수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만, 박삼구회장이 지나치게 무모한 가격과 풋백 옵션이라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조건으로 인수를 강행한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박삼구회장이 강행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의 소용돌이 속에서, 저는 그룹의 앞날을 위해 최선의 노력으로 이를 막아보려 했습니다만, 이 과정에서 박삼구회장과의 마찰이 불가피하였고, 회장의 막강한 그룹 지배력과 경영전권의 현실 앞에서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의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다만, 저의 노력의 일환으로 금호석유화학만이라도 심각한 인수 후유증에 휘말리지 않은 것에는 위안을 받고 있습니다만, 한편으로 그룹 다른 계열사의 임직원 및 주주들이 겪고 있을 고통과 불안을 생각하면 참담한 심경을 금할 수 없습니다.
제가 최근 전 재산을 들여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추가 취득한 것은, 풋백 옵션 등에 따른 유동성위기가 금호석유화학에 급속히 파급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독립적으로 회사를 경영할 필요성이 크다는 절박함 속에서, 그릇된 경영판단에 휘둘리지 않는 합리적 의사결정구조를 갖추어 보려는 일념으로 부득이 내려진 결단이었습니다.
이는 박삼구회장님과 제가 급박해진 유동성 위기 해결방법에 관하여도 생각이 매우 달랐기 때문입니다. 저는 무리하게 인수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조속히 매각하여 그룹의 재무상황을 급속도로 악화시키는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는 소신을 견지하고 있었고, 박삼구회장은 인수 회사들의 재매각을 꺼리면서 지금의 천문학적 손실을 누적시켰을 뿐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마련 보다는 계열사간 내부거래 및 그룹 자산 매각 등 그룹의 총체적 위기상황만 더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계열사간 지원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법률상 허용되지도 않을 뿐 아니라 문제를 오히려 그룹전체로 파급시킬 뿐입니다.
게다가 최근, 회장의 자제인 박세창 상무 등이 금호석유화학 주식 매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호렌터카와 금호개발상사에 금호산업 주식을 340억원에 매각하였습니다.
금호렌터카는 이미 대한통운 인수의 후유증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법인인데, 어떻게 대주주로부터 170억원이 넘는 계열사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지, 금호개발상사는 30억원을 차입하면서까지 150여억원의 주식을 매입할 필요성이 무엇이었는지, 도대체 누가 이러한 거래를 지시하였는지 등 너무도 많은 의문이 있습니다.
이러한 불법적인 거래를 지시하였거나 관여한 책임자는 반드시 응분의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진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박삼구회장님이 저를 대표이사직에서 전격 해임한 후 기자회견까지 자청하여 제가 그룹의 일사불란한 경영에 반하는 행동을 하였다고 언급한 것과 동반퇴진이라는 미명하에 박삼구회장의 뜻대로 움직여온 항공 부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내세운 것은, 참으로 노회한 전략입니다.
지난 28일 박삼구회장은 불법적으로 이사회를 소집한 다음, 의안을 주요 경영현안이라고 통보하였다가 막상 이사회 석상에서는 저의 해임안을 기습적으로 상정한 후, 투표용지에 이사 각자의 이름을 적도록 함으로써 회장의 지위에 기한 압력을 행사하여 저의 해임안을 가결시켰습니다. 이에 대하여는 적절한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습니다.
다만, 경영일선에서 퇴진한다고 하면서도 법적 실체가 없는 상징적 직위에 불과한 그룹회장직에서만 물러난다고 하였을 뿐, 금호석유화학 등 5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하는 것은 현재의 위기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일시적 방편에 불과합니다. 박삼구회장님은 상징적 의미에 불과한 그룹회장직만 아니라, 지금까지의 경영실패에 따른 책임을 지고 마땅히 각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을 비롯한 경영 일선에서 실질적으로 완전히 물러나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제가 자신의 이익만 챙기기 위해 공동경영 원칙을 깨뜨렸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힙니다. 오히려 박삼구회장 본인이 공동경영의 약속을 무시하고 그룹의 경영권을 혼자만의 전유물인 것처럼 독단적으로 행사함으로써 그룹 전체에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위기를 초래하였습니다.
이후 ‘그룹의 경영권을 단일화한다’는 명목으로 회장의 경영실책을 지적해온 저를 기습 해임하고, ‘금호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한 그룹지배구조 개선작업’이라는 사태해결방안 또한 향후 그룹의 운명과 관련해 금호석유화학마저 공도동망의 위기에 처할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과연 누가 지금의 사태에 대한 진정한 책임을 져야 하는지는 분명합니다.
임직원 여러분,
저는 앞으로 사사로운 감정보다는 그룹과 금호석유화학의 임직원 및 주주의 이익 보호를 최우선으로 할 것이고, 그 어떠한 불법적, 배임적 거래나 시도도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그룹과 금호석유화학이 당면한 지금의 위기를 독선과 과욕 대신 소통과 내실이 있는 국민적 기업으로 거듭나는 기회로 바꾸고 싶습니다.
모쪼록 이 어려운 시기에 회사의 사업수행에 지장이 없도록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 주시고,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한 저의 사심 없는 노력을 끝까지 성원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8월 3일 박 찬 구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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