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병세가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의 한 관계자는 2일 "현재 폐 기능이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 혈액 투석을 받고 있으며 신장과 폐뿐만이 아닌 심장 뇌 혈관 소화기 등 여러 장기의 기능이 동시에 저하된 복합장기부전(multiple organ failure) 상태"라며 "회복이 쉽지 않다는 게 의료진의 대체적 관측"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과 1일 혈액투석 과정에서 부정맥이 오고 혈압이 떨어져 혈압 상승제를 투여할 정도로 순환기 기능이 심각하게 떨어졌다.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의 한 교수는 "연세가 많고 여러 장기 기능이 떨어지면 복원력이 젊고 건강한 사람에 비해 턱없이 미약하기 마련"이라며 "폐렴이 생기면 신장이 나빠지고,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면역력이 저하돼 외부의 병원균과 싸울 수 없는 악순환이 거듭되기 때문에 김 전 대통령의 병세는 비관적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신장 기능이 떨어져 2001년부터 투석을 해왔다. 평소 섭취 열량이 많아 당뇨병 초기 증상이 있었지만 혈당과 혈압은 비교적 잘 관리돼 왔으며 당뇨병이 신장 기능 저하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는 게 그를 치료해온 허갑범 전 대통령 주치의의 설명이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