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구좌읍에 들어설 국내 첫 스마트 그리드 도시의 윤곽이 드러났다.

한국전력과 스마트그리드협회는 30일 LS산전 삼성SDI GS건설 등 협회 19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실증단지 사업계획 설명회를 개최,구좌읍에 2011년 국내 첫 전기자동차용 충전소를 설치해 전기차 대중화시대의 문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실증단지 조성에 2013년까지 총 1260억원을 투자,각종 설비 테스트와 시험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전기자동차 시험 운행

한전은 2011년까지 구좌읍 한 곳을 비롯해 제주 전역에 전기자동차용 충전소 5곳을 설치하기로 했다. 관광지인 제주 지역의 특성을 살려 택시와 렌터카를 중심으로 전기자동차를 우선 보급할 예정이다.

한전 관계자는 "전기자동차 운행이 일반화되려면 짧은 시간에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충전소가 있어야 하는데 휘발유차의 30%만 전기자동차로 바뀐다고 가정해도 현재의 전력망으로는 불가능하다"며 "스마트 그리드 구축은 전기자동차 보급의 필수조건"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그리드의 핵심 원리인 전력공급자와 소비자 간 실시간 전력정보 교환을 위해 구좌읍 3000세대에 스마트 미터기(지능형 전력계량기)도 설치하기로 했다. 스마트 미터기는 전력 누적사용량만 표시하는 기존 계량기와 달리 실시간 전기 사용량과 요금,해당월 전기요금 추정치,이웃집의 전기사용량 등을 보여준다.

◆풍력 · 태양광 등 청정에너지 공급

한전은 스마트 그리드 구축을 통해 구좌읍 인근에 위치한 3곳의 풍력발전단지에서 생산하는 청정에너지 전력을 끌어와 공급할 계획이다. 북제주에는 국내 최초의 풍력발전단지인 행원풍력(9.8㎿)과 월정풍력(1.5㎿),성산풍력(12㎿) 등이 가동하고 있다. 가정마다 설치할 가정용 태양광 발전 설비에서 나오는 잉여전력은 한전에 재판매할 수도 있다.

2005년부터 전력산업 분야 국가전략과제로 연구개발을 진행해 온 한국형 전력관리시스템(K-EMS)도 구좌읍에 처음으로 적용된다. 한국형 전력관리시스템은 시시각각 변하는 전력 수요에 맞춰 발전소 및 송 · 변전 설비를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송전선로 부하 여부에 따라 발전소 가동과 송전량을 조절하는 것이 기본 개념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