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은 올 하반기 평상시의 3배에 달하는 20조원가량의 부실채권을 털어내야 한다. 금융당국이 각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을 현재 1.5%에서 연말까지 1%로 낮추도록 지도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또 대기업 그룹의 재무구조개선 약정 이행 상황을 분기별로 점검하는 등 기업 구조조정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30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기업 구조조정 추진 상황과 금융사 부실채권 정리계획'을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 구조조정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며 "금융관계 부처들은 (구조조정) 추진 상황을 월 1회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정부는 아직도 비상경제 체제"라며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은행의 부실채권은 6월 말 현재 19조6000억원 규모이며 부실채권 비율을 1%로 낮추려면 6조5000억원어치를 없애야 한다. 특히 하반기에 새로 발생할 부실채권이 15조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20조원가량을 처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은행들에 정부가 마련한 구조조정기금과 자본확충펀드를 활용하도록 권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