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에 농구장을 만들 정도로 농구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바스켓(농구) 외교'를 펼쳤다고 홍콩 문회보가 30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8일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한 미 · 중 간 제1차 전략경제대화 개막식에서 중국 농구스타 야오밍에게 배운 말이라며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중국 대표단에 자신이 사인한 농구공을 선물했다. 문회보는 "농구장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오바마 회고록을 인용하기도 했다.

오바마의 바스켓 외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 터키 의회 연설 때도 "농구 팬으로서 (터키인인) 히도 터코글루와 메흐메트 오쿠르가 (NBA에서) 훌륭한 경기를 펼치고 있다는 것을 잘 안다"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오바마가 외교전선에 농구만을 끌어들인 건 아니다. 지난 7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워싱턴에 거주하는 주민으로서 난 알렉산더 오베츠킨 등 러시아인들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오베츠킨은 북미 아이스하키리그(NHL) 프로팀 워싱턴 캐피털스에서 뛰는 선수다. 이를 두고 미 CBS방송은 오바마가 외교정책에 스포츠 영웅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FP)는 이웃 국가의 군사적 위협에 노출된 소국들도 이런 오바마의 성향을 이용하면 미국의 협조를 얻는 데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