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마이스터고가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30일 마이스터고 지정 학교들에 따르면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원주정보공고를 방문,"마이스터고를 졸업하면 직장을 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이후 각 학교에는 취업보장 여부와 전형방식 등을 묻는 문의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마이스터고에 입학할 경우 3년간 학비가 무료인데다 일부 학생에게는 장학금도 지급된다. 또 졸업 후 4년간 입영이 연기되며, 일부 우수학생에 대해서는 산업체에서 일하며 병역을 면제받는 병역특례 혜택을 주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동안 병역특례 혜택은 대졸자에게만 주어졌다.

지난해 10월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경남 거제공고에는 이달 초부터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삼성중공업 직원들의 문의전화가 줄을 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자녀를 마이스터고에 보내면 내 뒤를 이어 삼성중공업에 다니게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삼성중공업처럼 연봉과 처우가 좋은 직장에 다니는 블루컬러 노동자들이 '대를 잇는 취업'의 한 방편으로 마이스터고에 관심을 갖는 것.

거제공고는 이 같은 문의가 계속되자 아예 입학생 160명 중 8명(5%)은 협력업체 직원 자녀들로 뽑는 전형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거제공고 관계자는 "용접 등 실무를 경험하게 하는 직업체험 캠프에 참가하는 관내 중학생이 작년에는 80여명이었는데 올해는 280여명으로 늘었을 정도로 마이스터고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마이스터고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높다는 소문이 퍼지자 마이스터고 전환을 앞둔 기존 전문계고 재학생들이 '마이스터고 졸업생'이 되기 위해 "한 해 휴학을 할 수 없느냐"고 문의하는 경우도 있다. 하이닉스 등 반도체업체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충북반도체고 관계자는 "마이스터고 전환이 내년부터 이뤄지기 때문에 그런 문의도 있는 모양"이라며 "휴학까지 인정할 수 있을지는 검토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J이노텍 등 자동차부품업체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경북기계공고에도 문의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원주정보공고 방문 후 1주일간 매일 10여통씩 전화를 받았다"며 "학부모와 담임선생님들의 전화도 많지만 기업체에서 학생을 언제 배출하느냐고 묻는 경우가 적잖았다"고 설명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