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기아자동차 지부가 다음 달 단체휴가를 끝마칠 때까지 사측과 교섭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역시 기아차 임금협상이 장기화하면서 출고 적체 등 소비자 피해가 늘게 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조는 지난 27일 임금협상 제14차 본교섭이 결렬된 직후 여름휴가 전에는 교섭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기 광명시 소하리,화성,광주 등 기아차 전 공장이 다음 달 1~9일을 단체휴가 기간으로 정해놨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 협상은 같은 달 10일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1991년 이후 19년 연속 파업을 한 기아차 노조는 △기본급 8만7709원(5.5%) 인상 △생계비 부족분 200% 이상 지급 △주간연속 2교대제 및 월급제 즉시 시행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정부의 세금 지원까지 받고 있는 마당에 노조를 대상으로 '돈잔치'를 벌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성과급 200% 및 250만원 일시급 지급,주간연속 2교대제 내년 상반기 시행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노사 간 임금협상 타결이 지연되면서 생산 차질에 따른 소비자 피해도 커지고 있다. 쏘렌토R 등 신차의 출고 지연이 가장 심각하다. 노조는 이미 이달에만 6차례 파업으로 판매 확대에 제동을 걸어왔다.

기아차는 노조 파업으로 지난 27일까지 총 2만1000여대의 생산 차질과 3700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미 2만여명의 기아차 고객이 출고 대기 중이어서,추가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