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 실버창업이 뜬다] "노년의 장점을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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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뉴스온에어입니다. 어제 한국경제TV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실버창업을 소개했는데요. 오늘은 취재기자와 함께 실버창업을 할 때 알아야 할 점과 정부의 지원대책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이승필 기자.
네. 창업을 계획하고 있는 노년층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떤 업종을 선택하느냐입니다. 젊은 사람들보다 체력이나 영업감각이 떨어져 할 일이 많지 않다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노년층의 특성을 살려 사업에 성공한 곳을 찾아갔습니다.
서울시 오장동에 있는 퀵서비스 회사입니다.
아침부터 밀려든 주문을 처리하느라 분주한 모습입니다.
전석표(75) / 퀵서비스 기사
"단골한테서 주문이 와서 가고 있는데 하루에 네 다섯 건이 들어와서 정신이 없습니다."
이상무(73) / 퀵서비스 기사
"바쁠 땐 너무 바빠서 못 하죠. 다 못 해요. 그러니까 나눠서 해요."
이곳의 성공비결은 바로 퀵서비스 기사들의 나이.
모두 65세 이상으로 지하철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물건을 배송하는 데 드는 돈이 없으니 서비스 요금도 다른 곳보다 최대 40%까지 저렴합니다.
덕분에 경쟁이 치열한 퀵서비스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 2001년 1백만 원을 들고 시작한 사업이 최근 몇 년 동안 수 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배기근 실버퀵지하철택배 대표
"탑골 공원에 지나가다 보니까 어르신들이 많이 계신데 '저분들하고 하면 괜찮겠다, 지하철 요금도 내지도 않고...' 그런 생각에서 생각한 게 적중한 것 같다."
흔히들 실버세대는 체력이 달리고 시대흐름에 둔감해 창업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노년도 최고의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WOW-TV NEWS 이승필입니다.
노인들은 지하철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을 이용해 사업을 하다니 참 기발하네요.
네. 생각하기에 따라 창업의 길은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이 회사엔 현재 30명 정도가 퀵서비스 기사로 일하고 있는데요. 오늘 오전에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네 다섯 분만 남아 계실 정도로 주문이 많았습니다. 2년 전만 해도 매출이 5억 원에 달했지만 지난해엔 경기침체로 그 규모가 3억 원으로 급감했다고 합니다. 그렇다 해도 1백만원을 들고 시작한 사업이니 큰 성공을 거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실버세대도 업종만 잘 선택하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긴데, 이것 말고 어떤 업종이 유리한가요?
전문가들은 본인에게 가장 맞는 사업, 다시 말해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조언합니다. 또 혼자서 하기 보단 여럿이 함께 창업한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한상만 한국프랜차이즈협회 부회장
"(실버창업은) 아이템도 그렇고 본인들도 활동할 수 있는 범위가 별로 많지 않다. 이런 분들은 가급적이면 안정적인 사업을 찾으셔야 한다. 창업을 할 때 되도록 독립창업보다는 집단창업을 하거나 본인들에게 맞는 창업아이템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다."
노년층에겐 그 동안 해오던 일이 가장 쉬운 일인데요. 바로 경험과 인맥이 실버세대의 강점입니다. 경험이 빛을 발하는 분야는 상담업입니다. 대기업에서 오랫동안 근무하신 분들은 중소업체에 경영자문을 할 수 있습니다. 또 인맥을 이용해 전문인력을 기업체에 소개해주는 인력중개인 다시 말해 헤드헌터로 활동할 수도 있습니다.
금융서비스 분야도 유망한데요. 오랫동안 금융업계에서 일한 분들은 재테크 상담과 세무회계업무 등도 시도해 볼만합니다.
요즘 맞벌이 부부가 많은데 육아와 관계된 일을 한다든지 요리 솜씨를 살려 음식을 만들어 파는 것도 유망합니다.
그러나 경험만 믿다간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하던데요. 어떤 점을 조심해야 하나요?
네. 창업을 할 때 법률과 제도도 잘 알아야 합니다. 이는 전문적인 내용인 데다 자주 바뀌니 반드시 확인을 해야 합니다.
한상만 한국프랜차이즈협회 부회장
"과거 본인의 경험 때문에 '이건 이렇게 해도 되겠지' 또는 '법률적으로 이런 정도야 괜찮겠지' 하시는데 반드시 법률적인 확인을 거쳐서 사업을 하셔야 한다. 왜냐면 지금 법률들이 완화된 부분이 많다. 거기에 적응할 수 있도록 본인의 상식만 가지고 하지 마시고 반드시 제도적인 확인을 거쳐서 사업을 하시는 게 좋다."
참 신경 쓸 게 많네요. 어르신들이 다 알아서 하기엔 부담스러울 것 같은데 정부의 지원은 없나요?
네 지금까지 정부는 실버창업만 떼어내 별도로 관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올해 안에 노년층을 대상으로 일자리 대책을 마련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할 방침입니다. 지금까지는 대략적인 내용만 나왔는데요. 우선 정부는 자금을 지원할 때 노년층을 우대할 계획입니다. 또 실버세대에 맞는 업종을 개발해 창업교육을 실시하고 법률 상담 등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퇴직을 앞둔 분들을 등록해 퇴직 후 안정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이른바 퇴직지원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습니다.
늦었지만 노인만을 위한 대책이 내년부터는 나온다고 하니 다행이네요. 이 기자, 수고했습니다.
이승필기자 sp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