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으로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7년간 백악관 직속 장애위원회의 정책차관보를 지낸 강영우 박사(65)가 백악관 행사에서 특별한 인사와 만났다. 지난 24일 미국 장애인 민권법(ADA) 서명 19주년 기념행사에 초청받은 강 박사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에릭 홀더 법무장관,밥 돌 전 상원의원을 비롯한 저명인사들과 함께 시각장애인인 데이비드 패터슨 뉴욕주지사(55)를 만난 것.뉴욕 브루클린 출신의 흑인인 패터슨 주지사는 시각장애인으로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주지사에 오른 인물이다.

강 박사와 패터슨 주지사는 모두 어린 시절 시력 손상으로 장애인이 됐고 역경을 딛고 미국 주류사회에서 고위직에 올랐다는 공통점이 있다. 패터슨 주지사는 어릴 때 시력이 손상돼 왼쪽 눈을 완전 실명하고 오른쪽 눈도 거의 보이지 않는 상태지만 컬럼비아대와 호프스트라 로스쿨을 나와 정계에 진출,뉴욕주 상원의원을 거쳐 2006년 선거에서 뉴욕주 부지사에 당선됐다. 지난해 3월 엘리엇 스피처 주지사가 불미스런 스캔들로 사임하면서 패터슨은 시각장애인으로는 최초로 주지사에 올라 전국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중학교 시절 사고로 실명한 강 박사는 한국 장애인 최초로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미국 노스이스턴일리노이대 교수,인디애나주정부 특수교육국장 등을 거쳐 부시 행정부 시절 정책차관보를 지냈다. 그의 아들 크리스토퍼 강(32 · 한국명 강진영)은 현재 오바마 행정부의 입법 특별보좌관으로 일하고 있다.

이날 강 박사와 패터슨 주지사의 만남이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은 강 박사의 아들 크리스토퍼의 주선에 의해서다. 크리스토퍼는 장애인 민권법 서명 19주년 행사를 준비하면서 자신의 부모를 대통령의 공식 초청 인사에 포함되도록 애를 쓴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