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제주에서 열린 유방암학회 창립 10주년 기념 춘계학술대회에서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된 노동영 서울대 의대 교수는 "2007년 창설한 세계유방암학술대회(GBCC)의 두 번째 국제학술대회를 오는 10월 초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아시아 유방암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등 국제화에 적극 나서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노 이사장은 우리 학회처럼 10년이란 짧은 기간에 급성장한 학회는 국내서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며 환자의 병력 등을 상세히 기록한 백서를 2년마다 발간,한국 유방암의 특성을 규명한 것은 큰 업적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분기마다 지역별로 유방암 전문의들이 세미나를 갖고 연간 6차례 넘는 크고 작은 연수강좌를 열여 연구열기를 북돋운 게 지금의 결실을 맺었다"며 "특히 다른 진료과 전문의의 견해까지 반영,표준화된 치료지침을 만든 것은 큰 보람이었다"고 덧붙였다.
노 이사장은 "한국 여성은 유방암이 가장 잘 생기는 연령이 40대이지만 20~30대의 유병률은 서구보다 4배나 높다"며 "지금의 20~40대가 50대가 되는 나이에는 유방암 환자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유방암 환자의 5년 생존률은 82%로 미국의 84%,일본의 81%와 대등하고 동남아 중국 등의 40~60%보다 훨씬 높은 것은 회원들의 숨은 노력의 결과"라며 "서구화된 생활방식을 지양하고 조기검진에 나서며 저출산과 만혼 풍조를 개선하면 암 유병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당 유방암 발병률이 최근 10년새 12명에서 53명으로 급증했고 유방암 다발연령층도 40대에서 50대로 서서히 옮겨가는 등 미국을 닮아가는 추세"라며 "조만간 광화문 인근에 학회 사무실을 내어 유방암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