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병세가 호전돼 83시간 만에 인공호흡기를 뗐다.

김 전 대통령의 주치의인 장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19일 "산소포화도(동맥혈액 내 산소 농도로 90% 이하면 위험)가 99% 이상이고 혈압 맥박 체온 등의 생체지표도 정상을 유지하는 등 김 전 대통령의 호흡부전이 개선됨에 따라 이날 오후 2시20분께 인공호흡기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인공호흡기를 뗀 직후 의료진에 "감사합니다"라고 거듭 말했고 40분 후인 오후 3시께 부인 이희호 여사를 병실에서 만나 "이번에 병원에서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소회를 밝혔다고 최경환 비서관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후 두 시간가량 평온한 상태에서 단잠을 잤으며 콧줄을 통한 영양 공급,항생제 투여,신장 투석 등의 치료를 계속하고 있다. 장 교수는 "당분간 중환자실에서 치료할 것"이라며 "현 추세로 호전되고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1주일을 전후해 일반병실로 옮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 오후 폐렴에 의한 호흡부전으로 입원했으며 16일 오전 2시께 산소포화도가 86% 이하로 떨어지는 등 호흡이 어려워지자 이날 오전 3시께부터 인공호흡기를 착용해왔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