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건설株 "나도 실적주"…상승장 동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IT·금융 이어 순환매 확산…코스피 사흘째 올라
대규모 수주·저가 매력에 외국인·기관 매수
대규모 수주·저가 매력에 외국인·기관 매수
2분기 어닝시즌(실적발표 기간)이 되자 실적호전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정보기술(IT)과 금융주 등에 이어 조선 및 건설주 등도 2분기를 바닥으로 하반기부터 수주 물량 증가와 함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조선주와 건설주 등은 우려했던 것보다 업황이 낫다는 평가에다 최근 2개월여 동안 주가가 크게 떨어져 가격도 매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실적 호전 업종으로 순환매가 계속 유입되면 코스피지수가 지난 5월 이후 박스권 상단인 1440선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 바통' 이어받은 조선 · 건설주
16일 코스피지수는 11.36포인트(0.80%) 오른 1432.22로 마감하며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날 뉴욕증시 급등으로 투자심리가 호전된 외국인이 51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시장을 이끌었다.
특히 하반기 실적 개선 가능성이 부각된 조선주와 해외 수주 소식이 전해진 건설주들이 큰 폭으로 올랐다. 삼성중공업은 9.51% 급등했고 현대중공업(4.95%) 대우조선해양(5.23%) STX조선해양(5.54%) 등도 5% 안팎 상승하며 동반 강세를 보였다.
현대건설과 GS건설 등 대형 건설주도 대규모 해외 수주 소식에 각각 4.59%와 4.49% 올랐다. 대림산업은 이날 2분기 영업이익이 1425억원에 달해 전 분기보다 42% 늘었다고 발표한 덕분에 6.69%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2분기 실적이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이익 회복세가 두드러진 업종들이 각개약진하는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을 이끄는 주도주가 IT와 금융주에서 조선 건설 등 주변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급상승한 IT주를 외국인이 선점하는 바람에 기회를 놓친 기관들이 실적에 비해 저평가됐던 조선주와 건설주 등을 대안으로 판단하고 매수세를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연초 대규모 해외 수주가 연이어 취소되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여왔던 온 조선주와 건설주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어 주목된다. 코스피지수가 5월 이후 전날까지 3.8% 상승하는 동안 KRX조선지수는 19.9% 급락했다. 건설업종 지수도 이 기간 8.9% 떨어져 시장에서 소외됐다.
하지만 2분기 실적이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낫고 하반기부터는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대우증권은 이날 조선 5사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합계는 1분기에 비해 각각 7.3%,24.8% 늘어나 시장예상치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2분기를 바닥으로 3분기 이후에는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평가했다. 이 증권사 성기종 연구위원은 "지난해 가격이 급등했던 후판 재고분이 5월까지 실적에 대부분 반영됐고 조선기자재 구매 단가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3분기부터는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성 연구위원은 "해양사업 확장과 경기 회복 기대로 하반기에는 조선주 상승률이 타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주도 최악은 지났다는 평가다. 삼성증권은 대림산업 삼성엔지니어링 계룡건설 등의 2분기 실적이 기존 예상치를 웃돌고 현대건설의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57%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건설이 이날 아랍에미리트(UAE)에서 2조2000억원 규모의 가스 개발시설 공사를 수주했다고 발표하는 등 주요 건설사의 해외 사업도 순항 중이다.
◆순환매 장세 지속 땐 지수 레벨업 기대
실적 호전 업종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순환매장세는 증시 반등이 시작됐던 지난 3월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3월 초 1000선까지 추락했던 코스피지수는 달러당 1500원대를 웃돈 고환율 효과로 수출주인 IT와 자동차주가 질주하면서 1100선을 가뿐하게 회복했다. 이어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저평가됐던 건설주와 조선주로 넘어갔다가 은행주로 옮겨붙으면서 지수는 4월 중순 1300대까지 질주했다. 당시 미 재무부가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최대 1조달러 규모의 부실 금융자산을 사들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은행주가 곧바로 반등하며 새 주도주로 나섰다.
다만 순환매장세가 지속되기 위해선 주도 업종이 강하게 상승하면서 지수를 한 단계 '레벨 업'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시장영향력이 큰 IT주들이 한번 더 도약하면서 지수를 1500선까지 올려놓을 경우 후발 업종들이 격차 메우기에 나서면서 순환매가 본격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오 파트장은 "지수가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기 위해선 경기와 소비 회복 등 거시적 측면에서 자신감이 더 쌓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
정보기술(IT)과 금융주 등에 이어 조선 및 건설주 등도 2분기를 바닥으로 하반기부터 수주 물량 증가와 함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조선주와 건설주 등은 우려했던 것보다 업황이 낫다는 평가에다 최근 2개월여 동안 주가가 크게 떨어져 가격도 매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실적 호전 업종으로 순환매가 계속 유입되면 코스피지수가 지난 5월 이후 박스권 상단인 1440선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 바통' 이어받은 조선 · 건설주
16일 코스피지수는 11.36포인트(0.80%) 오른 1432.22로 마감하며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날 뉴욕증시 급등으로 투자심리가 호전된 외국인이 51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시장을 이끌었다.
특히 하반기 실적 개선 가능성이 부각된 조선주와 해외 수주 소식이 전해진 건설주들이 큰 폭으로 올랐다. 삼성중공업은 9.51% 급등했고 현대중공업(4.95%) 대우조선해양(5.23%) STX조선해양(5.54%) 등도 5% 안팎 상승하며 동반 강세를 보였다.
현대건설과 GS건설 등 대형 건설주도 대규모 해외 수주 소식에 각각 4.59%와 4.49% 올랐다. 대림산업은 이날 2분기 영업이익이 1425억원에 달해 전 분기보다 42% 늘었다고 발표한 덕분에 6.69%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2분기 실적이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이익 회복세가 두드러진 업종들이 각개약진하는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을 이끄는 주도주가 IT와 금융주에서 조선 건설 등 주변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급상승한 IT주를 외국인이 선점하는 바람에 기회를 놓친 기관들이 실적에 비해 저평가됐던 조선주와 건설주 등을 대안으로 판단하고 매수세를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연초 대규모 해외 수주가 연이어 취소되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여왔던 온 조선주와 건설주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어 주목된다. 코스피지수가 5월 이후 전날까지 3.8% 상승하는 동안 KRX조선지수는 19.9% 급락했다. 건설업종 지수도 이 기간 8.9% 떨어져 시장에서 소외됐다.
하지만 2분기 실적이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낫고 하반기부터는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대우증권은 이날 조선 5사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합계는 1분기에 비해 각각 7.3%,24.8% 늘어나 시장예상치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2분기를 바닥으로 3분기 이후에는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평가했다. 이 증권사 성기종 연구위원은 "지난해 가격이 급등했던 후판 재고분이 5월까지 실적에 대부분 반영됐고 조선기자재 구매 단가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3분기부터는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성 연구위원은 "해양사업 확장과 경기 회복 기대로 하반기에는 조선주 상승률이 타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주도 최악은 지났다는 평가다. 삼성증권은 대림산업 삼성엔지니어링 계룡건설 등의 2분기 실적이 기존 예상치를 웃돌고 현대건설의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57%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건설이 이날 아랍에미리트(UAE)에서 2조2000억원 규모의 가스 개발시설 공사를 수주했다고 발표하는 등 주요 건설사의 해외 사업도 순항 중이다.
◆순환매 장세 지속 땐 지수 레벨업 기대
실적 호전 업종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순환매장세는 증시 반등이 시작됐던 지난 3월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3월 초 1000선까지 추락했던 코스피지수는 달러당 1500원대를 웃돈 고환율 효과로 수출주인 IT와 자동차주가 질주하면서 1100선을 가뿐하게 회복했다. 이어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저평가됐던 건설주와 조선주로 넘어갔다가 은행주로 옮겨붙으면서 지수는 4월 중순 1300대까지 질주했다. 당시 미 재무부가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최대 1조달러 규모의 부실 금융자산을 사들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은행주가 곧바로 반등하며 새 주도주로 나섰다.
다만 순환매장세가 지속되기 위해선 주도 업종이 강하게 상승하면서 지수를 한 단계 '레벨 업'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시장영향력이 큰 IT주들이 한번 더 도약하면서 지수를 1500선까지 올려놓을 경우 후발 업종들이 격차 메우기에 나서면서 순환매가 본격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오 파트장은 "지수가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기 위해선 경기와 소비 회복 등 거시적 측면에서 자신감이 더 쌓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