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현금을 수송하던 차량이 탈취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14일 오전 8시 36분께 서울 종로구 서린동 종각역 부근 영풍문고 앞 도로에서 30대 초반의 한 남자가 경비업체 소속 현금수송 차량을 탈취해 몰고 달아나다 승용차 두 대를 잇따라 들이받은 후 차량을 버리고 달아났다.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현금을 수송하던 검은색 기아 프레지오 그랜드 승합차를 관리하던 경비업체 직원 3명 중 2명이 시동을 걸어놓고 밖에서 업무를 보는 사이 차량 뒤편 유리를 깨 차 안에 있던 남은 1명을 밖으로 유인, 그 틈을 타 차를 몰고 도주했다.

경찰은 차량이 움직이는 것을 본 직원들이 곧바로 차량을 쫓아가 조수석에 올라탄 뒤 범인과 격투를 벌였다고 전했다. 용의자가 종로구 관철동 SK텔레콤 방향으로 달아나자 현금수송 차량을 관리하던 경비업체 직원 2명 중 1명이 쫓아가 격투를 벌였으나 붙잡지는 못했다. 용의자는 이후 차에서 내려 다시 도주했다.

목격자들은 용의자가 현금수송 차량을 50m쯤 몰고 가다 공평동 삼성타워 앞에서 폭스바겐 승용차와 충돌한 뒤 후진하다가 스펙트라 승용차와 다시 추돌하게 되자 차에서 내려 도주했다.

경비업체 직원에 따르면 당시 차량에는 4000만∼5000만원 가량의 현금이 들어 있었으나 경찰은 이번 사건으로 현금이나 인적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차량의 운행 경위와 정확한 액수 등을 조사하고 있다. 보안수송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피해차량의 소속업체는 시큐리티 코리아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30대 초반으로 보이며 키는 155∼160cm 정도에 체격은 마른 편이다. 안경을 쓰고 있으며 줄무늬 남방에 청바지를 입고 있다. 경찰은 서울 시내 모든 경찰서에 일제히 수배령을 내렸으며 도주로 일대를 집중 수색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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