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들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뚜렷하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시장이 7~8월 비수기로 접어든데다 정부가 수도권지역의 담보인정비율(LTV)을 집값의 60%에서 50%로 하향조정하는 등 관련 규제를 강화하면서 대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과 우리, 신한, 하나 등 시중 6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7월 9일 기준으로 211조 5759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일 기준으로 하루 평균 218억원씩 증가해 6월에 비교해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7∼8월은 주택수요 비수기이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경향이 짙다"며 "정부가 주택가격 상승과 대출 급증에 우려를 나타낸 것도 대출 영업과 수요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에는 은행들이 반기 결산을 앞두고 대출 영업을 강화했으나 이달 들어서는 실수요자 위주로 영업을 하고 있다.

각 은행이 판매한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을 금융공사에 양도한 것도 증가세 둔화에 영향을 줬다.

우리은행은 7월에 1080억 원을, 신한은행은 960억 원어치를 양도했다.통상 보금자리론은 3개월 단위로 유동화돼 은행 대출 통계에서 빠진다.

은행들은 그러나 최근 '7.6 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혼선은 빚어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농협 관계자는 "LTV 하향조치 이후 고객 불만이 클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 때문에 자금조달 계획에 차질을 빚는 고객들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들은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할 때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다 3%포인트 이상의 높은 가산금리를 붙이는 것으로 나타났다.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은행들의 가산금리는 1%p 안팎이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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