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림이 사흘째 하락세다. 전환사채(CB)를 통해 자금조달을 한 게 시장에서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채의 전환가액이 높지 않아 주식 전환 가능성이 큰 만큼, 사실상 유상증자라는 지적이다.

10일 오후 2시 35분 현재 희림은 전날보다 400원(3.23%) 내린 1만4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15% 넘게 주가가 떨어졌다. 기관이 이 기간 21만주 가량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희림은 전일 공시를 통해 산업은행을 상대로 1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수ㆍ합병(M&A), 디지털 디자인, 고부가가치 건설사업관리(CM) 등 미래의 성장 동력에 투자하기 위해 CB 발행을 결정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CB 발행을 부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전환가액 1만1772원이 너무 낮다고 판단해서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향후 성장을 위한 자본조달이라는 측면에서 시점은 적절하다고 보나 낮은 전환가액을 감안할 때 희석화 효과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변 연구원은 "장기적인 성장성 확보를 위한 자금조달이라면 전환가액이 최소 1만5000원은 됐어야 했다"며 "산업은행에 유리하게 결정된 전환가액을 고려하면 기존 주주입장에선 사실상 3자배정 유상증자와 전혀 다를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희림의 목표주가를 기존 1만6300원에서 1만4500원으로 낮췄다.

그는 다만 "단기적으로 이익 희석 효과 탓에 주가가 떨어질 수 있지만 장기 성장성을 감안할 때 주가 1만원 아래서는 저가 매수에 나서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