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는 'V'자형으로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손해보험사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금융위기 이전 상태로 회복할 수 있는 업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이 회사는 지난 5월 179억원의 수정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57.3% 급증한 수치다. 4월을 포함하면 메리츠화재는 두 달 동안 35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렸다.

한승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부터 6월까지 349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를 두 달 만에 달성했다"며 "손해보험주 상위 5개사 중 가장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 영업이익은 224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났다. 경과 보험료도 한 달 전에 비해 13.5%나 증가했다.

이처럼 실적이 좋아진 것은 손해율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손해율은 70.4%로 작년 5월과 올 4월에 비해 각각 5.4%포인트,2.4%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보험금 환입으로 인해 일반보험 손해율이 -19%로 1년 전보다 무려 67.1%포인트나 하락하면서 호실적을 이끌었다.

환율 하락도 메리츠화재의 성장을 돕고 있는 요인이다. 메리츠화재는 선수금환급보증(RG) 보험 손실에 대비해 준비금을 적립하는데 환율이 떨어지면 이미 쌓아놓은 준비금 중 일부를 순이익으로 환입할 수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5월 이 부문에서 세전으로 84억원의 수익을 얻었다. 이병건 신영증권 연구원은 "메리츠화재의 ROE나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을 감안하면 실적 개선 속도에 비해 주가는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사업비 증가폭이 가파르다는 점을 들어 메리츠화재의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한다. 또 이 회사가 보장성 보험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실손형 민영의료보험 보장 한도가 100%에서 90%로 줄어들면 영업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한다. 실제 정부가 민영의료보험 보장 한도를 축소한다고 발표한 뒤 이 회사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요소들은 단기적인 악재로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푸르덴셜증권은 "장기적으로 실적개선의 여지가 많다"며 메리츠화재의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