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삼성전자 효과가 이틀째 지속되며 7일 장초반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하지만 높아진 주가수준과 다른 종목들의 2분기 실적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지수는 상승폭을 반납하고 보합권에서 등락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1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32포인트(0.09%) 오른 1430.26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상승 출발한 이후 외국인의 사자가 이어지면서 장초반 연중고점을 1439.57로 경신했다. 그러나 외국인과 기관, 개인의 공방에 장중 하락세로 전환하는 등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고려해보면 하반기에도 국내 IT업체들이 호조세를 이어가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하반기 국내 IT업체 특히 삼성전자의 주가흐름이 강해지며 지수의 방향성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 근거로 △국내 수출업체 가격경쟁력 △중국 내수시장 활성화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점유율(M/S) 확대 등을 들었다.

심 팀장은 당초 2분기는 원·달러 환율의 하락으로 수출업종 실적이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삼성전자의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은 것을 보면 상대적인 엔고현상으로 한국 수출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유지되거나 더 높아졌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추세가 유지된다면 하반기에도 국내 수출업체의 실적 개선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반면 삼성전자 효과의 지속성을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전된 경제지표들이 꾸준히 나오면서 패닉은 진정된 상태지만 미국 등 선진국 경제에 대한 불안한 전망이 가시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실업률이 9.5%까지 오른 미국이 부담스럽다. 고용부문은 전망도 밝지 않다.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33시간으로 사상 최저수준을 보이고 있고 임금도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새로운 고용이 일어날 여지가 크지 않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고용이 불안하고 임금도 오를 이유가 마땅치 않은데 소비가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보인 깜짝 실적이 다른 종목들에도 연결될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IT만으로 탄력적인 반등을 꾀하기엔 다소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코스피 시장의 12%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전날 5.49% 급등했음에도 코스피 지수는 0.6% 오르는데 그쳤다.

IT 이외에 그동안 소외됐던 은행, 조선업종이 실적개선 움직임을 보이며 가세한다면 지수가 탄력적으로 반등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정 연구원은 전망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