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업계에선 '루나 효과(Luna effect)'라는 말이 있다. '조성아 루나'는 연예인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조성아씨가 애경과 공동 개발해 GS홈쇼핑에서만 파는 색조화장품 브랜드다. 2006년 출시 후 누적 매출액 800억원을 넘어선 '초대박' 상품.단독 출시상품이 대박을 낸 경우를 일컫는 말이다.

홈쇼핑 업체마다 회사를 먹여살리는 '제2의 루나'들이 있다. 이들 제품은 한 홈쇼핑에서만 단독 판매되며 기존 오프라인 상품과 다양한 차별점으로 성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CJ오쇼핑이 지난해 8월 론칭한 색조화장품 브랜드 '셉(SEP)'은 이 업체에서 반품률이 가장 낮은 제품이다. '간단하고(Simple) 완벽하며(Perfect) 쉽다(Easy)'는 뜻의 SEP은 메이크업 아티스트 손대식 · 박태윤씨가 만들었다. 뚜껑 안쪽에 섀도를 채워 뚜껑을 열면 팁에 컬러가 저절로 묻는 아이 메이크업 등 다양한 아이디어 제품으로 구성돼 20대 초반 여성들까지 고객으로 끌어들였다. 지난 4월 두 시간 방송에 1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11개월간 누적 매출이 165억원에 달한다.

현대홈쇼핑은 TV 프로그램 '러브 하우스'로 유명한 인테리어 디자이너 남궁선씨와 손 잡고,그의 이름 약자를 딴 침구 브랜드 'NGS'를 지난 2월 론칭해 넉달 만에 매출 50억원을 돌파했다. 'NGS 새싹 목화솜 워싱스프레드'는 홈쇼핑 상품으론 비싼 가격(13만9000원)에도 한 시간 만에 4800세트가 팔려 회사 내부에서도 놀랐다는 후문.콩속 단백질을 추출해 원사로 만든 솜,민트 · 퍼플 색상 등 프리미엄 침구를 표방했으며 남궁씨는 이 기세를 몰아 서울 강남에 오프라인 매장을 낼 예정이다.

롯데홈쇼핑이 디자이너 이화숙씨와 공동 기획한 의류 브랜드 '화숙리'는 지난해와 올 상반기 이 회사 히트상품 1위에 올랐고,누적 매출이 500억원에 달한다. 이씨는 화숙리가 인기를 얻자 올 4월 '화숙리 속옷'까지 내놓았다. 홈쇼핑 속옷으론 고가(18만9000원)지만 방송 8회 만에 40억원어치가 팔릴 정도로 인기다.

이 밖에 GS홈쇼핑에서 지난해 3월 론칭한 동양매직 정수기 '블랙 에디션'은 월 1만9900원의 저렴한 요금으로 지금까지 10만대가 나갔다. 이상한 GS홈쇼핑 MD(상품기획자)는 "홈쇼핑 한 곳에서만 판매하면 브랜드 일관성과 품질 ·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홈쇼핑 단독 브랜드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