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1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미국 리어(Lear)가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일 보도했다. 리어는 이날 성명을 통해 "파산보호 신청이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부채를 줄이는 방법이라는 데 (이사회가)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JP모건과 씨티그룹은 리어 측에 5억달러 규모의 파산금융을 제공할 방침이다. 파산 신청 날짜 등 구체적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해 136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리어는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 미 '빅3' 매출이 전체의 80%에 달한다. 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픽업트럭에 들어가는 좌석용 시트를 납품했다. 북미 1위,세계 2위 카시트 공급업체다. '빅3' 몰락으로 감산과 공장 폐쇄가 잇따르면서 리어도 매출 부진에 시달렸다.

리어는 작년 말 금융권에서 대출받은 12억달러를 모두 소진했으며,채무유예기간은 지난달 30일 만료됐다. 지난달 1일 현재 지급하지 못한 이자만 3800만달러에 이른다.

로이터통신은 리어의 파산이 최근 불거진 미 자동차 부품사 파산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리어를 시작으로 미 자동차 부품업계의 줄도산이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 데 2만여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완성차업계의 위기는 고스란히 부품사에 전이된다. 지난 5월에는 미 2위 부품사인 비스테온과 일본계 부품사인 메탈라인이 잇따라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달 부품업계의 100억달러 긴급 자금 지원 요청을 거절하면서 줄도산 우려는 더욱 증폭되고 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