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말뿐인 '상임위 중심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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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법 고쳐야 하는데 국회는 싸우고 있고…. 우리끼리 여기 모인다고 잘 될까요?" (백헌기 한국노총 사무총장)
"에이,신경 안 써도 됩니다. 국회는 국회고…."(권선택 환노위 자유선진당 간사)
"그래도 여기 간사들은 진실성이 느껴지는데 문제는 전권을 갖고 있느냐는 거죠."(백 사무총장)
24일 오후 국회 환노위 회의실.여야 환노위 간사들과 양대 노총 사무총장들이 비정규직 해법을 위한 '5인 연석회의'를 위해 만났다. 표정은 밝지 않았다. 국회 돌아가는 모습이 워낙 어수선했기 때문이다. 그 시각 로텐더홀에서는 한나라당의 단독국회 방침에 반발한 민주당 의원들의 농성이 한창이었다. 5인 연석회의가 해결책을 만들어도 여야 대치 국면에서 국회 처리를 자신할 수 없게 됐다.
거기다 이날 한나라당 원내지도부는 '사용기간 2년'조항의 3년 유예안을 별도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여야가 비정규직법 문제 해결을 연석회의에 위임한 상황에서 갑작스런 일이었다. 이 때문에 어렵게 마련한 연석회의 판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감돌았다. 사실 연석회의는 전날도 한나라당의 단독국회 선언으로 진땀을 흘렸었다. 각 당 간사들이 '우리만은 당론 없이 가자'고 설득하면서 파행의 고비를 간신히 넘겼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지난 경선에서 '원내지도부가 나서지 말고 상임위 중심으로 논의하면 대안이 나온다'며 '상임위 중심주의'를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그런 취지로 만들어진 5인 연석회의는 매일같이 위기를 겪고 있다. 한 간사는 "5인이 책임지고 합의안을 만들겠다는데 왜 이렇게 외풍이 심한지 모르겠다"며 "원내지도부가 당론을 앞세우지 말고 조금만 기다려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다행히 5인을 묶는 신뢰는 단단해 보인다. 신승철 민주노총 간사는 "정부는 이야기하자고 해도 안 하는데 국회가 훨씬 낫다"고 여야 간사들을 칭찬했다. 김재윤 민주당 간사는 "5인 연석회의는 지금 국회의 난국을 펼 유일한 숨통"이라고 자부했다.
그럼에도 여야 원내 전략에 따라 5인 연석회의가 좌초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상임위 중심주의'가 말로만 그친다면 모처럼 시작된 노-정 대화는 '무'로 돌아갈 것임을 여야는 명심해야 한다.
김유미 정치부 기자 warmfront@hankyung.com
"에이,신경 안 써도 됩니다. 국회는 국회고…."(권선택 환노위 자유선진당 간사)
"그래도 여기 간사들은 진실성이 느껴지는데 문제는 전권을 갖고 있느냐는 거죠."(백 사무총장)
24일 오후 국회 환노위 회의실.여야 환노위 간사들과 양대 노총 사무총장들이 비정규직 해법을 위한 '5인 연석회의'를 위해 만났다. 표정은 밝지 않았다. 국회 돌아가는 모습이 워낙 어수선했기 때문이다. 그 시각 로텐더홀에서는 한나라당의 단독국회 방침에 반발한 민주당 의원들의 농성이 한창이었다. 5인 연석회의가 해결책을 만들어도 여야 대치 국면에서 국회 처리를 자신할 수 없게 됐다.
거기다 이날 한나라당 원내지도부는 '사용기간 2년'조항의 3년 유예안을 별도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여야가 비정규직법 문제 해결을 연석회의에 위임한 상황에서 갑작스런 일이었다. 이 때문에 어렵게 마련한 연석회의 판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감돌았다. 사실 연석회의는 전날도 한나라당의 단독국회 선언으로 진땀을 흘렸었다. 각 당 간사들이 '우리만은 당론 없이 가자'고 설득하면서 파행의 고비를 간신히 넘겼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지난 경선에서 '원내지도부가 나서지 말고 상임위 중심으로 논의하면 대안이 나온다'며 '상임위 중심주의'를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그런 취지로 만들어진 5인 연석회의는 매일같이 위기를 겪고 있다. 한 간사는 "5인이 책임지고 합의안을 만들겠다는데 왜 이렇게 외풍이 심한지 모르겠다"며 "원내지도부가 당론을 앞세우지 말고 조금만 기다려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다행히 5인을 묶는 신뢰는 단단해 보인다. 신승철 민주노총 간사는 "정부는 이야기하자고 해도 안 하는데 국회가 훨씬 낫다"고 여야 간사들을 칭찬했다. 김재윤 민주당 간사는 "5인 연석회의는 지금 국회의 난국을 펼 유일한 숨통"이라고 자부했다.
그럼에도 여야 원내 전략에 따라 5인 연석회의가 좌초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상임위 중심주의'가 말로만 그친다면 모처럼 시작된 노-정 대화는 '무'로 돌아갈 것임을 여야는 명심해야 한다.
김유미 정치부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