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증권사가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소비자들은 안 내던 수수료를 내야 하는 등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여태껏 증권사 CMA에 가입한 고객들은 은행 가상계좌를 하나씩 받았다. 증권사 CMA에 지급결제 기능이 없어 CMA와 연계된 은행 가상계좌로 그 기능을 대신한 것이다. 가상계좌를 개설한 CMA 고객들의 경우 해당 은행의 자동화기기(CD · ATM)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음 달부터는 CMA 고객들도 자동화기기에서 현금인출이나 계좌이체를 할 때 수수료를 내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됐다. 가령 동양종합금융증권에서 CMA에 가입하면서 우리은행 가상계좌를 선택한 고객은 다음 달부터 영업시간 외에 우리은행 자동화기기를 이용할 때 600원 이상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우리은행이 자동화기기 이용 대가로 증권사에서 받는 수수료를 40%가량 인상해서다.

이런 수수료를 내지 않으려면 번거롭더라도 동양종금증권에서 기존에 발급받은 현금카드나 체크카드를 CMA 신용카드로 교체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우리은행뿐 아니라 동양종금증권과 제휴를 맺은 국민은행 신한은행 농협 자동화기기에서도 수수료를 면제받는다. 이와 함께 향후 6개월간 온라인 이체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증권사들이 은행의 성역이었던 지급결제 서비스를 하게 됨에 따라 소비자들이 얻는 혜택도 있다. 우선 금융회사 중 유일하게 은행에서만 할 수 있었던 공과금 납부를 증권사에서도 할 수 있게 된다. 또 그동안 은행들의 견제로 증권사 CMA로는 일부 은행의 신용카드 대금을 결제할 수 없었지만 앞으로는 모두 가능해진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