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록 밴드 비틀스의 성공 비결은 그룹 초창기인 '함부르크 시절'에 숨어 있다. 그들은 한 클럽에서 매일 8시간이 넘는 연습을 해야 했다. 첫 성공을 거둔 시점인 1964년까지 그들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대략 1만시간의 연습을 했다.

신동으로 이름난 모차르트도 처음부터 천재는 아니었다. 모차르트의 걸작들은 스물한 살 때부터 만들어졌다. 이는 그가 협주곡을 만들기 시작한 지 10년이 흐른 시점이었다.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OUTLIERS)》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1만시간의 법칙'이다. 1만 시간은 어떤 분야에서 진정한 전문가가 되는 데 필요한 매직 넘버다. 자기 분야에서 세계 수준의 전문가,마스터가 되려면 1만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만시간은 대략 하루 세 시간,일주일에 스무 시간씩 10년 동안 연습한 것과 같다.

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도 그렇다. 빌 게이츠는 시애틀의 엘리트 사립학교에 들어갔고,그 학교의 어머니회가 설치해준 시간공유 컴퓨터 터미널의 행운을 누렸다. 그래서 그는 밤낮으로 컴퓨터에 몰두할 수 있었고 시애틀 시내 중심가의 메인프레임과 연결된 공유 터미널의 '위력'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그는 1968년 공유 터미널을 이용해 프로그래밍을 시작한 이후 1만시간을 그 일에 몰두한 뒤 마이크로소프트를 창립했다.

책 제목의 '아웃라이어'는 사전적 의미로 '본체에서 분리되거나 따로 분류되어 있는 물건' '표본 중 다른 대상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통계적 관측치'를 뜻하지만 글래드웰은 '보통 사람의 범주를 넘어선 성공을 거둔 사람' '성공의 기회를 발견해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 사람'을 아웃라이어로 통칭한다. 그는 "그동안 우리가 성공에 대해 알고 있던 것은 전부 틀렸다"며 '특별한 기회'와 '문화적 유산'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성공의 비밀을 해부하고,성공에 대한 새로운 역할모델과 개념을 제시한다.

'특별한 기회'란 무엇인가. 그는 캐나다의 엘리트 하키 선수들의 얘기를 예로 든다. 이들은 연초에 태어난 경우가 많다. 유소년 하키 리그가 1월1일 기준으로 선수들을 나누기 때문에 1월1일에 태어난 어린이들은 12월31일에 태어난 어린이들보다 키도 크고 발육도 빠르다. 결국 그들이 먼저 뽑히고 더 많은 훈련 기회를 갖게 되며 엘리트 리그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렇듯'특별한 기회'와 '사회적 환경'을 활용하면서 1만시간의 훈련을 거친 사람이 성공한다는 것을 이 책은 흥미진진한 사례를 통해 일깨워준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