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특정 인물을 기리기 위해 그 인물의 이름을 딴 트로피가 있다. 미국 4대 프로스포츠 중 야구를 제외한 세 종목의 우승 트로피에는 유명 인사의 이름이 붙어있다. NBA 우승 트로피 외에도 북미아이스하키(NHL) 우승팀에는 '스탠리컵',미국프로풋볼(NFL) 우승팀에는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가 주어진다. 스탠리컵은 캐나다 총독 프레드릭 아서 스탠리가 1892년 아마추어 아이스하키 우승팀에 은으로 만든 컵을 수여하면서 유래됐다.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에는 NFL의 결승전인 슈퍼볼이 시작된 1967년부터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그린베이 패커스를 이끈 감독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1970년 멕시코월드컵에서 브라질의 우승을 이끈 펠레가 들어올렸던 '줄리메컵'은 월드컵대회를 만든 줄리메 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이름을 땄다. 유럽축구선수권대회의 '앙리들로네컵'도 대회 창시자인 앙리 들로네 전 프랑스 축구협회장을 기리고 있다.
트로피 생김새가 특이해 그 모양이 애칭으로 굳어지는 경우도 있다. 최고의 유럽 축구 클럽을 가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의 우승 트로피는 '빅 이어(Big Ear)'로 불린다. 이 트로피는 양쪽으로 큰 손잡이 한쌍이 튀어 나와 큰 귀를 연상시킨다. 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의 우승팀에는 접시 모양의 트로피가 주어지지만 그 이름은 방패를 뜻하는 '마이스터샬레'다. 영국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챔피언과 FA컵 우승팀이 격돌하는 '커뮤니티실드'의 승자에게도 대회 이름처럼 방패(Shield) 모양의 트로피가 주어진다. 프로테니스 4대 메이저대회 중 하나인 윔블던챔피언십에서도 여자단식 우승자에게 트로피가 아닌 '비너스 로즈워터 디시'라 불리는 은으로 된 쟁반(Dish)을 준다.
가장 오래된 메이저 남자골프대회인 브리티시오픈 우승자는 '클라레 저그'를 받는다. 브리티시오픈 우승 트로피는 주전자처럼 생겼고 클라레 저그는 프랑스 보르도산 적포도주를 담는 주전자를 의미한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