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의도 증권가에선 하반기 증시 향방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증권사들은 두 달 가까이 지루한 횡보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원인 및 시장 전망과 관련해 하늘과 땅 차이만큼 각기 다른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한쪽에선 "하반기에는 경기가 V자형으로 회복돼 코스피지수가 최고 1800까지도 갈 수 있다"(K증권)는 장밋빛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지금은 떨어질 일만 남았다. 연말엔 1000선 가까이 밀릴 수 있는 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S증권)고 으스스한 견해를 내놓은 곳도 있다.

상승장에서는 미래 증시를 부정적으로 보는 신중론자들이 조용해지고 반대로 약세장이면 낙관론자들이 입을 다물게 마련이지만 지금은 모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과거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공자 노자 묵자 등 '제자백가(諸子百家)'들이 각기 다른 학설을 내세웠던 '백가쟁명(百家爭鳴)'을 떠오르게 할 정도다.

이처럼 전망이 엇갈리는 것은 그만큼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크게 보면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것은 분명한데 생각만큼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아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는 게 지금의 상황이다.

해외로 고개를 돌려도 마찬가지다. 중국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것을 보면 "국내 증시도 단기 조정을 거쳐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낙관론자들에게 기울어지다가도 갈지(之)자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미국 경제를 보면 "시장이 한 단계 더 하락해야 한다"는 신중론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현 상황에선 낙관론과 신중론 모두 타당성이 있어 의견을 정리하기가 곤혹스럽다"며 "다음 달 2분기 기업 실적 발표가 향후 증시의 방향성을 가늠할 것"이라고 촌평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