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제목은 분명 SM5인데…왜 SM7이 나오지?"

중고차 사이트를 뒤적이다 보면 가끔 이런 경우가 있다. 틀림없이 특정 모델을 검색했는데 상위 등급 차량의 사진이 등장하는 것. 내용을 읽다 보면 헛웃음이 나오게 된다.이런 경우 상당수는 껍데기만 바꿔 쓴 이른바 '드레스업 튜닝' 차량이기 때문이다.

중고차사이트 카즈에 따르면 최근 중고차 등록 차량중 '개조차량'로 분류된 매물의 상당수는 엔진 등 동력계열보다 휠, 에어댐(공기저항을 줄이고 차체안정도를 높이는 부착물) 등 외관만 개조한 차량이다.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추세에 맞춰 이런 식으로 자동차를 튜닝해 타고 다니다가 매물로 내놓는 사례가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중고차업계 한 관계자는 "외관 개조는 동력계열을 튜닝하는 것보다 손쉬우면서도 바로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라고 이런 현상이 많아지는 이유를 설명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기존 차량을 최신의, 또는 한 단계 위의 차량으로 '변신'시키는 차들이다. 르노삼성의 뉴 SM5는 차체의 기본 뼈대인 '플랫폼'이 같은 상위 모델인 SM7로, 현대자동차의 대형차 에쿠스는 신형인 '뉴 에쿠스'로 탈바꿈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한 자동차 애호가는 "SM5를 SM7로 개조하는 데에는 약 200만~300만원 정도면 된다"고 귀띔했다.

특히 GM대우에서 국내에 출시한 차량들은 외관 개조가 더욱 잦은 편이다.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제너럴모터스(GM)의 시보레(Chevorlet) 브랜드로 팔리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중형세단 '토스카', SUV인 '윈스톰' 등에 시보레의 로고를 붙이고 헤드와 테일램프를 교체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예전에도 현대차의 '뉴 그랜져 Executive'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교체해 한 단계 높은 등급으로 보이게 하거나 스포츠카 티뷰론의 앞·뒤 범퍼를 교체해 신형 '터뷸런스'로 개조하는 경우가 많았다.다만 최근 플랫폼을 공유하는 차량들이 많아지며 외관을 완전히 '뜯어 고치는' 수준의 '풀 드레스업'이 덩달아 유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중고차업체 관계자들은 "외관 튜닝에 드는 비용이 적지 않아 신중한 판단을 해야한다"며 "차량을 중고차로 내놓을 때 개조에 소요된 비용을 제대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충고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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