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술 소비가 줄고 담배와 사교육비 지출 증가세도 현저하게 낮아졌다.

한국은행은 8일 국민들이 지난 1분기 주류 구입을 위해 지출한 돈은 1조43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감소했다고 밝혔다. 한은이 통계로 잡는 주류는 업소나 식당에서 판매하는 술을 제외하고 가정에서 소비되거나 야유회 단합대회 등에 쓰이는 술이 대상이다.

이 같은 주류 소비 감소율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이다. 한은 관계자는 "주류 통계의 기준 연도를 2000년으로 바꿔 그 이전은 정확하지 않지만 외환위기 당시에 큰 폭의 마이너스였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10년 만에 감소폭이 가장 큰 것"이라고 말했다.

주머니가 얇아진 데다 국내 소주 가격이 인상됐고 환율 상승으로 외국산 술의 가격도 오른 때문으로 파악된다.

담배 지출액은 1분기에 1조923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02년 4분기(-4.9%)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큰 폭으로 증가세를 이어 오던 사교육비 역시 경기 침체로 주춤하는 모습이다. 지난 1분기 교육비 지출액은 9조908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9조5268억원에 비해 4.0% 늘었다. 이 증가율은 1999년 4분기(1.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교육비 중 사교육비 지출액은 4조748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7% 증가에 그쳤다. 전체 교육비와 마찬가지로 1999년 이후 최저 수준이란 게 한은의 설명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