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전 초연 이래 지금까지 세계 극장가를 점령하고 있는 뮤지컬 '시카고'가 돌아온다.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6일 개막하는 뮤지컬 '시카고'는 국내에서 여섯 번째 공연이지만 더 탄탄해진 캐스팅으로 화제다. 2007년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팀으로부터 전수받은 벨마 역의 최정원,록시 역의 옥주현 · 배해선이 중심을 잡는다. 뿐만 아니다. 2000년 초연 당시 폭발적인 가창력과 강한 카리스마를 내뿜었던 인순이가 '벨마'로,깊이 있는 연기와 가창력이 돋보이는 허준호가 '빌리'로 9년 만에 합류했다.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가능하던 1920년대 시카고 거리는 마피아가 검은 돈으로 도시를 장악하고 있었다. 환락과 마약이 난무하고 심지어 살인을 저지르고서도 스타가 되길 꿈꾸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뒷골목 이야기를 위트 있게 그려낸다. 뮤지컬 '시카고'는 화려한 치장 대신 심플한 세트와 강렬한 조명으로 배우에만 초점을 맞췄다. 마치 흑백영화를 연상케 하는 검은 무대 위에서 배우들의 춤은 더 강렬하게 보인다.

공연의 막이 오른 후 무대 중앙.금빛 테두리 안에 계단형으로 자리잡은 빅 밴드의 연주가 시작되면 속이 훤히 비치는 검은색 의상을 입은 섹시한 배우들은 춤과 노래로 저마다의 이야기를 한다. 감미로운 라이브 재즈 연주로 분위기가 고조되면 지휘자는 노래를 소개하고 애드리브를 하는 등 제2의 배우가 된다. 관객들은 무대 위로 올라온 밴드와 극에 참여하는 지휘자,8등신 팜파탈 여배우,근육질 남자배우들의 현란한 춤과 노래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6월6~29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031)783-8000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