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동선3재개발구역 지정 취소 판결

벽안의 미국인이 재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한옥을 보존하기 위해 낸 소송에서 이겼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성지용 부장판사)는 미국인 피터 바돌로뮤(61)씨 등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된 동소문동6가 주민 20명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동선3주택재개발정비구역 지정 처분 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서울시는 노후ㆍ불량률을 산정하면서 철거돼 존재하지 않고 건축물대장에만 남은 4개동을 포함한 사실이 인정돼 이를 반영하면 노후ㆍ불량 건축물 비율이 정비구역 지정 처분 기준인 60%에 미치지 못하는 58.75%여서 위법하다"고 밝혔다.

다만 "한옥 43채가 기능ㆍ구조적으로 양호하다거나 보존 필요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노후ㆍ불량 건축물 산정에서 제외될 수는 없어 준공 20년이 지났거나 90㎡가 안 될 경우에는 모두 노후ㆍ불량 건축물로 봐야 한다"며 한옥을 빼고 노후ㆍ불량 건축비율을 따져야 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바돌로뮤씨 등 동소문동 한옥을 지키려는 주민들은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되려면 20년 넘은 노후 불량 주택이 전체의 60%를 넘어야 하는데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재개발 추진 절차에 하자가 있다"며 2007년 소송을 냈다.

1968년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은 바돌로뮤씨는 한옥의 매력에 심취해 지금 사는 동소문동 한옥에서 35년째 살고 있다.

바돌로뮤씨는 선고 직후 "재개발 추진 과정에서 노후주택 비율 조사 등에 상당히 오류가 많았는데도 강행됐다"며 "솔직히 선고를 듣고도 실감이 잘 나지는 않지만 법원의 결정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setuz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