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다른 대기업 및 중소기업들과의 협력 및 공조를 확대하고 있다. 불황을 돌파하고 사업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국내 1위 산업용 로봇 제작업체인 현대중공업은 LG디스플레이와 손잡고 LCD(액정표시장치) 운반용 로봇을 국산화하고 LCD 세대별 로봇 종합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4월 LG디스플레이와 공동으로 4세대 LCD 운반용 로봇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9월 울산 로봇공장에서 4세대 LCD 운반용 로봇 개발에 착수한 지 약 7개월 만이다. 다음 달부터는 LG디스플레이의 신규 저온 폴리실리콘 방식의 첨단 LCD라인에 로봇 60여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지난해 5 · 6세대와 8세대 LCD 운반용 로봇 개발에 성공,그동안 250여대의 로봇을 생산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아 왔다.

LCD 운반용 로봇은 LCD 패널 크기(세대)에 따라 크기와 형태가 달라지며 공정 중에 유입되는 미세한 먼지에도 치명적인 손상을 입기 때문에 로봇 제작 과정에서 미세먼지를 최대한 줄이는 첨단 기술이 요구된다. 지금까지 LCD 운반용 로봇은 일본,유럽 등 외국업체로부터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으나 현대중공업이 LG디스플레이와 공동으로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해외 로열티 지급 등 각종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KT와의 협력을 통해 와이브로(무선초고속인터넷) 시스템이 적용된 조선소도 구축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생산 현장에 와이브로를 적용,조선과 IT기술을 융합한 '디지털 쉽야드'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현대중공업은 오는 8월 말까지 이를 완료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이와 함께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초 중소기업인들과 가진 신년회에서 총 2350억원에 이르는 자금지원 방안을 발표했었다. 3월에는 200여명의 중소기업 대표들이 모여 자율적으로 '도급단가 동결'을 결의하기도 했다. 4월에는 한국수출보험공사 및 외환은행과 '대 · 중소 상생협력자금 대출 · 보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확대했다. 회사 관계자는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중소기업과의 긴밀한 협력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사업을 계속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