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최근 대북 의료봉사활동을 위해 방북한 민간단체에 "남측이 '대량파괴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전면 참여하면 개성공단을 폐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북한이 정부의 PSI 참여를 개성공단 폐쇄와 연관시켜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측의 비공개 메시지는 네 가지 입장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측은 우선 "PSI 전면 가입은 북측에 대한 선전포고로 개성공단 폐쇄로 맞설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UN 제재에 앞장선 데 대해 분노한다"면서 6 · 15와 10 · 4선언을 지킬 것과 민간 교류를 막지 말라는 입장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 관계자는 "6 · 15와 10 · 4 공동성명을 준수하라는 북측 당국의 입장은 간혹 들어왔지만 PSI를 개성공단 폐쇄와 연관시켜 말한 것은 처음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관계자는 "쌍방의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서해 교전 등 군사적 충돌 대신 개성공단 폐쇄 카드를 먼저 뽑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일부 입주기업들은 "북한으로부터 '공단에서 나가라'는 통보를 받는 일만 남은 것 아니냐"고 우려하면서 "정부가 대책을 세워 역량이 있는 업체는 버티게 해주고 나가고 싶어하는 업체는 보내야 한다"고 토로했다.

장성호/손성태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