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니, "한국 지정학적 리스크 불구 빠른 회복"…북한에도 '조언'

"한국의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예측한 1.5%보다는 높을 것이며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좀 더 높아질 것입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27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 2009' 기조연설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내년 경제전망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루비니 교수는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경제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어 내년 한국 경제는 잠재성장률 4%보다는 낮게 성장할 것 같지만 IMF의 전망치인 1.5%보다는 조금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이는 전세계 경제 회복 여부에 영향 받을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최근 북한의 2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 데에 대해서는 "빠른 속도로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이번 핵실험 결과를 봤을 때, 시장의 반응을 보면 초기에는 충격을 받았지만 하루만에 자신감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긴장이 생기지 않을 수 없지만 (한국의) 근본적인 기초체력(펀더멘탈)은 튼튼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의 통화금융 정책에 대해서는 "금리 완화 기조는 바람직했다"고 답했다.

이어 "추가 완화가 필요할지, 아니면 이제 유동성을 줄여야 할지는 한국 경제가 하반기에 어떤 속도로 회복하느냐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본다"며 "위축된 민간 소비를 증진시키기 위한 금융 지원 정책이 좋은 방향으로 추진됐다"고 평가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경제와 관련된 조언을 해 달라'는 질문도 나왔다.

루비니 교수는 먼저 "내 말을 들을지 모르겠다"고 말해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낸 후 "중국이 북한에 조언을 한다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 않겠는가"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과거 공산권 경제체제였던 중국이 '정치적 틀을 유지하면서 경제를 자유화하는 게 가능하다'고 김 위원장에게 조언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이나 베트남 사례를 보면 형식적으로는 통제를 하면서도 점진적으로 개방하고 자유화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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