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미술이 홍콩 경매시장에서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경쟁국들에 비해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술품 경매회사 홍콩크리스티가 25~26일 이틀간 홍콩컨벤션센터에서 실시한 '한국 중국 일본 인도 아시아 컨템포러리 세일'에서 우리나라 출품작 34점 가운데 27점이 팔려 낙찰률 79%를 기록했다.

낙찰총액은 1200만홍콩달러(약 20억원 · 수수료 포함)로 지난해 12월 554만홍콩달러(당시 한화 약 10억원)의 두 배에 달했다. 그러나 홍콩 시장이 활기를 띠던 지난해 5월의 3771만홍콩달러(52억원)에 비하면 30% 수준에 그쳤다.

첫날 이브닝세일 경매에서는 국내에서 탄탄한 수요층을 형성하고 있는 인기 작가 최소영씨의 청바지 작업과 강형구씨의 극사실주의 작품 '달리''반 고흐' 등 3점이 낙찰됐다. 최씨의 '천 조각의 풍경'은 추정가 90만~150만홍콩달러의 1.5배인 206만홍콩달러에 팔려 한국 출품작 가운데 최고가를 기록했다.

26일 열린 데이세일 경매에서도 스타작가 홍경택씨를 비롯해 김동유,안성하,최영걸,권기수,지용호,황인기,함진,이배,데비한,홍성도,노상균,유현미,강형구씨 등 30~60대 작가들의 작품이 잇달아 낙찰됐다.

팝아트 작가 홍경택씨의 '폭풍 속 반 고흐&로빈'(116만홍콩달러)이 추정가보다 1.5배 정도 높은 가격에 팔렸고 팝아트 작가 김동유씨의 '그레이스 켈리&클라크 게이블'(122만홍콩달러),전광영씨의 '집합 05-0C 047'(80만홍콩달러),안성하씨의 '담배'(16만2500홍콩달러),권기수씨의 '사계-블루'(22만5000홍콩달러),최영걸씨의 '폭포 소리'(18만7500홍콩달러)도 경합없이 추정가 범위에서 새주인을 찾아갔다.

홍콩 크리스티 한국사무소 관계자는 "세계적인 불황이 홍콩 미술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국내외 컬렉터들이 저가 매수를 위해 시장에 진입하고 있어 분위기는 지난 해 말보다 좋았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